9일 오후 대전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남 기자)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의 중심에 선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하명수사는 거짓 프레임"이라며 검찰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9일 오후 대전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황운하 청장은 "울산시장 측근 비리 사건을 들어 하명수사, 선거개입수사라고 하는데 이것은 검찰과 자유한국당, 보수언론이 만든 가공의 거짓 프레임"이라며 "사건의 본질은 울산지역의 토착비리 수사"라며 자신을 향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경찰에 의해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토착비리 수사가 검찰의 수사 방해와 불기소 처분으로 덮여버린 것"이라며 "토착비리 혐의자들이 큰소리 치고 있으니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울산지방경찰청장 재직 당시 수사팀 교체 등에 의도성이 있었는지 등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반박에 나선 것이다.
황 청장은 "선출된 권력이 아닌 검찰이, 선출된 권력을 향해 자기들만의 잣대로 도발을 감행하는데 이는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견제와 권한 분산을 전제로 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만큼은 검찰 뜻대로 절대 안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라는 자서전 제목에 대해서는 "검찰이 30억원이나 되는 고래고기를 불법 업자들에게 돌려준 행위에는 현재의 검찰제도의 모순과 부조리가 잠재돼 있다"며 "책 제목은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9일 오후 대전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가운데)이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정남 기자)
그는 "북콘서트를 안 할까도 생각했고 해도 지인 몇 분만 초대해 소박하게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전국에서 모인 북콘서트를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검찰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또 도를 얻는 사람은 도와주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 담긴 맹자의 '득도다조'를 인용해 "가장 강한 사람은 민심을 얻는 사람"이라며 "득도다조의 힘으로 여러분 앞에 승리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전시민대학(옛 충남도청사) 식장산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는 약 500여명의 지지자 등이 몰렸다. 청중들이 이름을 연호하자 황 청장은 현직공무원인 만큼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최근 명예퇴직 불가 통보를 받았지만 이날 북콘서트는 본격적인 총선 신호탄을 쏘아올린 자리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