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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 피해자 "국회 앞 농성 22일, 내 삶이 추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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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고공 단식 농성 22일째
지방, 근육 빠져 어지럼증 나타나
14살에 형제복지원 끌려가 5년 감금
피해자 보상하려면 과거사 법 필요
5개월 남은 20대 국회, 믿는 수밖에
여야, 농성장 찾아 특별법 의지 보여
자유한국당 의원은 아무도 안 왔다
언론, 황대표 단식과 비교 옳지 않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11월 27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승우 (형제복지원 피해자)

 


◇ 정관용> 황교안 대표의 8일째 단식농성 이 뉴스에 묻혀서 주목받지 못하는 분이 계시죠. 지금 22일째 단식농성 중입니다.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가는 지하철역 그 출구, 지붕 덮개 위에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 중인 형제복지원의 생존자 최승우 씨 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나와계시죠?

◆ 최승우> 안녕하세요.

◇ 정관용> 말할 기운은 좀 있으세요?

◆ 최승우> 조금 힘듭니다.

◇ 정관용> 어디가 가장 불편하세요, 지금?

◆ 최승우> 지금 지방하고 근육이 빠지고 있어서 어지럼증이 조금 나타나고 그렇습니다.

◇ 정관용> 날씨도 많이 추운데 거기 무슨 보온기구, 난방기구라도 좀 있습니까, 없습니까?

◆ 최승우> 지금 현재로 전기나 불 같은 건 없고요.

◇ 정관용> 없어요, 아예?

◆ 최승우> 네. 핫팩으로 대신 따뜻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형제복지원 생존자 제가 이렇게 소개했는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끌려가셨어요?

◆ 최승우> 제가 1982년도에 집이 형제복지원 바로 옆이었거든요. 교복을 입고 집으로 가는 도중에 경찰관들한테 끌려들어가서 형제복지원에 들어갔습니다.

◇ 정관용> 형제복지원 바로 옆에 사셨는데.

◆ 최승우> 집이 근처였어요.

◇ 정관용> 교복 입고 집에 가는데 그냥 잡혀갔어요?

◆ 최승우> 네.

◇ 정관용> 교복을 입었다면 그때 고등학생?

◆ 최승우> 아니, 그때 중학교 1학년이었죠. 14살.

◇ 정관용> 중학교 1학년?

◆ 최승우> 네.

◇ 정관용> 중학교 1학년 그 어린 학생을 집에 가는 길에 그냥 잡아갔어요?

◆ 최승우> 아무런 이유 없이. 그 당시 때는 전두환 정권 때 내무부 훈령 제410호 라는 거로 행색이 초라하고 뭐랄까 불량기가 보이면 경찰관들보고 아이를 잡아넣으라는 그런 훈령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교복 입은 중학교 1학년생이 무슨 행색이 초라하고 불량기가 있어요?

◆ 최승우> 그러니까 제가 너무 진짜 겁이 나서 경찰관들한테 집에 보내달라 했죠. 그렇지만 결국 집에는 안 보내줬어요.

◇ 정관용> 잡혀가실 때 부모님들이 옆에서 말리거나 이런 것도 없고 그냥 혼자 있는데 잡혀가셨어요?

◆ 최승우> 집이 그 근처라서. 형제복지원 바로 옆이거든요.

◇ 정관용> 82년에 그렇게 잡혀가서 87년까지 계속 계셨던 겁니까?

◆ 최승우> 86년도 10월달에 제가 동생하고 같이 나오게 됐습니다. 그렇게 나오게 된 건 안에 사람을 때려 죽인다는 소문들이 흉흉하게 났습니다. 아버지가 찾아와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아버지가 그때 찾아와서 데리고 나가게 됐다. 동생은 또 언제 잡혀왔어요?

◆ 최승우> 동생은 85년도에 오락실에 있다가 경찰한테 붙잡혀서 형제복지원에 들어왔다라고. . .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 최승우 씨 잡혀가고 3년 있다가 또 동생도 끌려왔고?

◆ 최승우> 네.

◇ 정관용> 그리고 아버님이 찾아와서야 겨우 나왔다 이 말씀이군요.

◆ 최승우>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형제복지원의 제대로 된 진상을 밝히고 뭐 하려면 지금 법이 하나 새로 만들어져야 될 게 있잖아요.
국회의사당역 출구 위에서 단식농성중인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씨 (사진=최승우씨 제공)

 


◆ 최승우> 그렇죠.

◇ 정관용> 어떤 법이죠, 그게?

◆ 최승우> 지금 형제복지원 사건이 벌써 30년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형제복지원은 전혀 조사도 안 되고 그때 박희태 부산지검장이 수사 외압을 해서 조사를 못하고 다 이렇게 그냥 폐쇄를 시켜버렸죠. 그래서 그게 오래된 사건이니까 조사가 안 되다 보니까 지금은 특별법이 필요하죠.

◇ 정관용> 그렇죠.

◆ 최승우> 그래서 19대 때 진선미 의원님이 형제복지원 특별법을 발의했는데 19대 때 새누리당 박근혜 정부 때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폐기를 시켜버렸죠. 지금 20대 와서 형제복지원을 다시 진선미 의원님이 발의를 해 놨지만 우리나라 권위주의 시절에 있었던 국가폭력에 대한 모든 사건들을 과거사로 포함을 시켜서 형제복지원도 과거사 기본법으로 이렇게 여러 의원들이 발의를 했었습니다.

◇ 정관용> 아까 언급하신 것처럼 그 당시 이게 문제가 터지고 나서도 검찰이 수사를 했습니다마는 제대로 처리가 못 된 것은 지난해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사과까지 하고 비상 상고 이런 것도 했습니다마는 그러나 그걸로 그 당시의 진상을 밝히고 피해자들을 보상하고 구제하고 이런 일들은 전혀 불가능하니까 그러니까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지금 지난 국회부터 쭉 운동이 있었던 거 그걸 소개해 주신 거 아니겠습니까?

◆ 최승우> 맞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이거 특별법 좀 빨리 만들자고 사실 우리 최승우 선생께서는 2년째 국회 앞에서 농성도 하셨죠?

◆ 최승우> 네.

◇ 정관용> 그러다가 단식에 돌입하시게 된 이유는 뭡니까?

◆ 최승우> 지금 현재 20대 국회가 지금 회기가 5개월도 안 남았습니다. 그러면 19대 때 형제복지원 특별법이 폐기가 됐는데 지금 20대 때 또 이 과거사법이 폐기가 되면 도대체 얼마나 더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 노숙 농성을 해야 된다고 합니까?

◇ 정관용> 이게 해당 상임위에는 이미 통과했다면서요.

◆ 최승우> 네, 지난 22일날 행정안전위에서 여야 그러니까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찬성을 하고 자유한국당의 위원 구성 문제로 반대 속에서 행안위에 통과가 됐죠.

◇ 정관용> 통과되고 지금 법사위에 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 최승우> 지금 법사위에서 오늘 막 법사위에 올라갔는데 아직 법사위에서 발의건으로 연락이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 법사위 논의 빨리 마무리짓고 본회의 통과까지 제발 이번 국회에서 해 달라, 이 말씀이시죠.

◆ 최승우> 맞습니다.

◇ 정관용> 단식 시작하시고 벌써 22일째인데 국회의원들도 찾아와 봅니까?

◆ 최승우> 지금 오늘도 진선미 의원님이 높은 데까지 올라오셨어요. 그리고 또 홍익표 의원님이나 이재정 의원님, 그리고 정의당의 추혜선 의원님이 잘 이렇게 찾아주시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아무도 안 왔네요?

◆ 최승우> 네.

◇ 정관용> 그런데 법사위 통과, 본회의 통과 가능할까요? 어떻게 보세요?

◆ 최승우> 홍익표 의원님이 어렵게 올라와서 어떻게든 꼭 통과시키겠다라는 의지가 분명하시더라고요, 이재정 의원님하고. 그래서 그렇게 국회의원님들을 믿을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저희도 함께 지켜보도록 할게요. 오늘 고맙습니다.

◆ 최승우> 저 한 말씀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 정관용> 말씀하세요.

◆ 최승우> 저는 언론에서 피해 생존자와 자유한국당 대표님의 황제단식 차별 단식이라고 말하는 것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단식농성장에 따뜻한 난로가 필요해서가 아닙니다. 어차피 나와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추위 속에서의 삶 그 자체거든요. 추위는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나 선감학원, 서산개척단 그 당시 부랑이나 36개 시설에 감금된 분들과 한국전 전후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은 지금까지 추위를 겪어왔거든요. 그 추위를 따뜻하게 해 주시는 것은 국회의원님들과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난로가 필요한 게 법 통과가 필요하다 이 말씀.

◆ 최승우> 그렇죠. 따뜻한 법.

◇ 정관용> 고맙습니다.

◆ 최승우> 감사합니다.

◇ 정관용>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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