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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기 소리에 창 못 열어…주거지 집회 소음기준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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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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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일대 주민·전문가 "소음기준 현행보다 낮은 55㏈ 이하로"
"섣부른 규제" 우려도…박원순 "광장 운영의 재구조화 필요"

 

주거지역에서 집회 및 시위를 할 경우 소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7일 경복궁 내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3차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희훈 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집회 및 시위에 따른 피해를 방지해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이를 반영해 심야인 밤 12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주거지와 종합병원 등은 강화된 규정을 신설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의학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55㏈(데시벨)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해야 한다"며 "85㏈이 넘는 '폭소음'은 세 번이 넘으면 고의적, 악의적 소음으로 간주해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미국이나 프랑스처럼 장소나 시간별로 구분하지 않고 해당 장소의 평상시 배경 소음과 집회 소음 차이가 크면 제한하는 방안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 국가 중요 행사 및 문화재 주변 집회 소음 제한 ▲ 현장 과태료 신설 ▲ 확성기 출력량 규제 ▲ 교통 혼잡 시간대(러시아워) 집회 금지 등을 제안했다.

조기태 ㈔세종마을 가꾸기 회장도 "현행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상 주거지역 소음 기준을 주간은 65㏈에서 55㏈로 낮추고 일몰 후에는 50㏈ 이하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효자동에서 50년 넘게 살았다는 조기태 회장은 "8월에도 소음 때문에 창을 못 연다"며 "집회의 자유가 있지만, 주택가 시위로 인한 확성기 소음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조 회장은 "현재는 기준을 넘어서는 소음도 10분만 넘지 않으면 되는데 이 기준을 악용하는 사람이 많다"며 "기준치를 1초라도 넘기면 제지할 법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집회 신고 시 확성기 소음 사전 규제, 주택가 100m 이내 집회 제한 등을 요구하며 "이런 조치가 없으면 정부는 청와대 일대에 방음벽을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전상봉 서울시민연대 대표는 "섣부른 집회·시위 규제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며 "광장을 만들고 나서 집회나 시위를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우려했다.

전 대표는 "광장의 주인은 시민"이라며 "광장은 휴식, 문화 등 다양성의 공간이 돼야 하며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열린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중간 광화문광장 동상과 관련한 일부 토론자의 주장에 객석이 술렁이기도 했다.

최범 미술문화평론가가 "이순신 장군 동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하자 객석에서 야유가 터져왔고, 고재열 시사인(IN) 편집기획팀장이 세종대왕과 이순신 동상은 광장에서 방을 빼야 한다고 말하자 또 다시 객석에서 소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고재열 팀장은 방 빼라는 표현은 "잘못된 표현이었다"고 사과하며 "광장을 재구조화할 때 이순신과 세종대왕 동상 위치도 같이 논의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의 물리적 재구조화를 넘어 운영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다"며 "시민위원회를 만들어 시민들이 협치와 협의의 과정을 통해서 집회·시위로 인한 피해를 줄일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시가 지난 9월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의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힌 후 세 번째로 연 릴레이 시민 토론회다.

서울시는 12월에도 시민 대토론회를 두 차례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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