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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靑 하명수사' 의혹에…경찰 '선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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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경찰청에 '김기현 관련 비위 첩보' 전달한 것으로 파악
수사 책임자였던 황운하 "경찰청서 첩보 하달받았을 뿐…경위 몰랐다"
당시 경찰청장 이철성 "해당 첩보 구체적으로 보고 받은 기억 없다"

자유한국당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주변 인물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청와대로부터 전달받은 비위 첩보에서 시작된 하명(下命)수사였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수사 책임자들은 일단 "몰랐다", "기억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서 수사를 이끌었던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은 청와대로부터 전달된 첩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정치적 고려 없이 사안에 접근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황 청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울산경찰은 경찰청 본청으로부터 첩보를 하달 받았을 뿐, 그 첩보의 원천이 어디인지 생산경위가 어떠한지는 알지 못한다"며 "즉 울산경찰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달된 첩보의 내용은 김 시장 비서실장의 각종 토착비리에 관한 첩보였다"며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절제된 방법으로 수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황 청장의 주장대로 당시 경찰청 본청 수사국은 관련 첩보를 울산청으로 하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첩보는 실제로 청와대로부터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전달 주체로 지목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에서 감찰활동을 통해 생산한 첩보인지, 민원이나 투서를 통해 파악한 정보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만약 감찰활동으로 첩보를 생산했다면 이 행위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관련 업무 범위를 규정한 대통령령에 따르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대상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공공기관 및 단체의 장과 대통령의 친인척으로 한정된다. 선출직인 김 시장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해당 시기에 경찰청장이었던 이철성 전 청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통상적인 첩보 처리 절차에 따라 주무부서인 수사국에서 첩보들을 검토하고 울산청에 하달했다"면서도 "청장으로서 개별 첩보마다 일일이 보고 받지 않았고, 울산청 하달 첩보도 구체적으로 보고 받은 기억이 없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이 청와대에 수사 상황을 수시로 보고했다는 의혹도 불거졌지만, 황 청장과 마찬가지로 자신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청와대와 경찰이 첩보 수집과 수사 등을 통해 해당 지방선거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검찰은 반부패비서관실이 경찰청으로 김 전 시장 관련 첩보를 보냈다는 내용의 경찰청 공문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첩보 이첩 당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박형철 현 비서관이었고, 그의 직속상관인 민정수석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한편 울산경찰청은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지난해 3월16일 김 시장 측근들의 비위 혐의를 살펴보기 위해 울산시청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사건은 검찰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이 확정됐던 김 시장은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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