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죽고, 덜 다치고...소방관 국가직, 모두에게 좋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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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직 전환, 이게 꿈인지 생신지.."
4인 1조 원칙, 지역에선 2명만 출동
대우 좋아진다? 혜택은 오히려 줄어
남은 과제 있지만..."시작이 중요하죠"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은애(전북 익산소방서 센터장)

내년 4월이면요 전국의 소방 공무원이 일제히 국가직으로 전환됩니다. 소방관이 국가 공무원 아니었어? 이러는 분들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까지 소방관은 지자체 소속과 중앙 정부 소속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어떤 곳에서는 장비가 또 어떤 곳에서는 인력이 부족해서 각종 사건 사고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죠.

아마 이 사건도 기억을 하실 거예요. 주취자를 구급차로 이송하던 여성 소방관이 그 주취자에게 폭언 폭행당하고 순직한 사건. 그때요 동료의 순직 처리를 위해서 1인 시위까지 나섰던 분이 있습니다. 전북 익산소방서 인화119안전센터의 정은애 센터장. 이번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누구보다 감회가 새로울 듯합니다. 그래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려고 해요. 전북 익산소방서 정은애 센터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정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정은애> 네, 안녕하세요?

1인 시위하는 전북 익산소방서 정은애 센터장(사진=독자 제공)

 

◇ 김현정> 제가 그때 기억이 생생해요, 아직도. 주취자를 부축해서 병원으로 싣고 가려다가 폭행을 당한 사건이었죠.

◆ 정은애>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 제가 그 동료분들 인터뷰도 하고 이랬던 기억이 나는데 순직을 인정받기까지 그렇게 어려웠던가요?

◆ 정은애> 위험 업무가 아니다, 구급이. 그런 내용들로 부결해서 저희 소방 공무원들이 많은 사람들한테 호소를 하고 그랬었죠.

◇ 김현정> 얼마 걸렸죠, 그때 순직 처리되기까지?

◆ 정은애> 딱 1년 걸렸습니다.

◇ 김현정> 1년. 그래서 센터장이 나서서 1인 시위까지 그때 하셨던 거죠?

◆ 정은애> 네, 많은 직원들이 릴레이 1인 시위를 했습니다.

◇ 김현정> 맞습니다. 그 당시도 인력이 부족한 문제를 호소하셨었어요. 도와줄 수 있는 누군가라도 있으면 좋은데 그럴 여건이 안 된다. 소방 장갑을 본인이 사서 쓴다. 이게 참 기막힌 사연으로 화제가 많이 됐었던 그 인터뷰도 기억나고.

◆ 정은애> 그렇죠. 실제로 저도 20년 된 소방차를 타고 가다가 출동을 하다가, 화재 현장에 출동하다가 멈춘 경우.

◇ 김현정> 화재 현장을 가고 있는데 소방차가 멈춰요? 고장 나서?

◆ 정은애> 너무 오래된 소방차라 평소에도 고장이 잘 나고 불안한데 고칠 수가 없거든요, 부품도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출동하다 멈춰야 되잖아요, 현장을 보면. 그런데 브레이크가 안 들어서 잘 멈추지 못하니까 그럴 때는 장력이 센 고무줄을 갖고 다니다 그걸로 서서히 멈추기도 하고.

◇ 김현정> 설마요.

◆ 정은애> 그런 상황에서 출동했습니다. 2014년도 얘기입니다, 그게. 그래서 저희가 그 이후에 국가직 전환을 해 달라 요청을 했었죠.

지난 6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에서 잔불을 제거하는 소방관 모습.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 김현정> 그건 장비 문제고. 인력이 부족해서 그 무거운 소방 호스를 혼자서 잡아끌고 불 끄고 이런 일들도 비일비재했다면서요?

◆ 정은애> 지방에서는 많았습니다. 실은 여기 소방역 기준 규칙이라는 법령에 소방 펌프차는 4명, 구급차는 3명. 이런 식의 최소 인원이 규정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지방에서는 뭐 예산이 없으니까 인력을 조금 줘요. 그러면 소방차 1대를 2명이 나가서 불을 끄면 한 사람은 장비나 기반 조작해 주고 한 사람이 호스를 들고 들어가야 되죠. 원래 4명이 기준이라는 것은 한 사람이 장비 붙잡고 한 사람이 밖에서 불을 끄고 두 사람이 2인 1조로 인명 구조를 하러 들어가야 되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정은애> 서울 같은 데는 그게 가능합니다, 수도권에서는. 그런데 지방에서는 인원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밖에서 불을 끄다가 인근에서 한 10분, 20분 걸려서 다른 출동대가 오면 그때야 비로소 들어가서 인명 구조를 한다든지 불을 끈다든지 하기 때문에 사람도 쉽게 구하지 못하고 불도 빨리 끄지 못하죠.

◇ 김현정> 그게 다 지자체의 재정 상태가 다르다 보니까 생기는 일이었던 거군요.

◆ 정은애> 맞습니다.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소생률이 훨씬 떨어지거든요.

◇ 김현정> 그럴 수밖에 없겠네요. 그래서 국가직으로 중앙 정부에서 전체 소방관들을 관리해 달라 해 달라 하다가 이번에 그 숙원 사업이 몇 년 만에 이루어진 겁니까, 이게?

◆ 정은애> 소방이 72년도 정도라고 알고 있거든요. 47년 만에 된 거죠.

◇ 김현정> 지금 뭐 소방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정은애> 소방관들은 실은 저도 저희 동료들하고 국회 법안 통과되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는데 정말 조마조마했고 또 되고 나서도 감동과 함께 정말 이제 된 건가, 오랜 숙원이 이루어진 건가, 꿈인가 생시인가. 그런 생각을 좀 했었습니다.

◇ 김현정> 47년 만에 숙원 사업. 그런데 어떤 분들은 그러세요. 전반적으로는 다들 환영을 합니다마는 일각에서는 결국은 이게 뭐 돈 문제 아니냐. 소방관들 대우가 좀 더 좋아지는 걸 바라면서 그러는 거 아니냐. 인력이나 장비 얘기는 두 번째 문제 아니냐. 이렇게 보시는 분도 계시거든요? 어떻습니까?

◆ 정은애> 국가직이 되니까 처우 개선이 된다라고고 언론에서는 많이 나왔는데 저희는 그게 조금... 실은 지방직에서 국가직이 되면 개인적으로는 좀 손해 보는 부분들이 있어요.

◇ 김현정> 저도 이 얘기를 언뜻 들었는데 이게 무슨 얘기예요?

◆ 정은애> 지방직이 인원은 많이 채우지 못하는데 복지 포인트라든가 그런 것들을 조금 더 국가직보다 많이 주고 또 장기 재직 휴가라고 해서 오래 20년, 30년 근무하면 휴가도 좀 더 주거든요. 많게는 100만 원 정도. 이렇게 많이 주는데 그 돈이 국가직 되면 줄어드는 거죠, 그만큼이.

◇ 김현정> 그거 줄어드는 대신 다른 대우가 더 좋아지는 건 아니에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현대그룹 계동사옥에서 열린 ‘2019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에 참가한 소방관들이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 정은애> 이런 건 있을 수 있죠. 소방복합 치유센터라고 해서 소방관들의 질병을 중점 관리해서 치료를 해 준다든가. 왜냐하면 소방관들이 늘 심혈관 질환이라든가 희귀 암들이 많거든요, 일반인들에 비해서. 위험 현장에 노출이 되니까 .

◇ 김현정> 트라우마 치유를 받는다든지.

◆ 정은애> 트라우마 치유라든가 그런 부분에 소방관에게 특화된 복합치유센터 이런 것들은 지금 지방직으로서는 엄두를 못 내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한다거나 하는 것들은 좋아지겠지만 개인적으로 무엇이 좋아진다는 생각은 별로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 김현정> 국가직 되면 월급 확 오르는 거 아니야. 이건 오해인 것 같고 결국은 장비 좋아지고 인력 충원. 이건 확실히 되는 거죠?

◆ 정은애> 그렇죠. 인력 충원이 중요합니다.

◇ 김현정> 그럼 결국 국민들한테 좋은 거네요.

◆ 정은애> 그렇죠. 저희도 덜 죽고 덜 다치고. 국민들의 생명도 구하고 훨씬 빠르게 안전하게 인명 구조 작업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라는 건 여러분 이런 의미라는 거 이제 좀 이해하셨을 테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과제가 있을까요?

◆ 정은애> 저희가 국가직이 법률이 통과돼서 무척 환영하고 있습니다마는 현재 상태에 국가직은 인사나 예산 집행 이런 것들이 다 아직까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거든요. 또 현장의 지휘권도 그렇고.

◇ 김현정> 잠깐만요. 국가직이 되는데, 소방관 전체는 국가직이 되는데 인사권, 예산 집행권.

◆ 정은애> 그리고 현장 지휘.

◇ 김현정> 그건 다 지자체에 있어요?

◆ 정은애> 네, 지휘권이 지자체에 있고, 특별한 경우에 예전에 강원도 산불이라든가 이렇게 국가적인 긴급한 경우에 한해서 소방청장님이 지휘를 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아마 지방 분권화 흐름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라는 그런 비판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마 이렇게 이원화가 그냥 유지된 게 아닌가 싶은데 글쎄요. 이거는 뭐 전문가 의견 듣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은애> 저희가 생각할 때는 지휘라든가 이런 게 다 일원화되었으면 좋겠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제 시행을 해 보면 어떤 부분들이 더 좋을지 그런 부분들이 나오겠죠. 처음부터 다 완벽하게 될 수는 없고 해나가면서 가장 최적의 조건에서 인명 구조, 재난 관리를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알아봐야 되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일단은 한 번에 다 모든 게 만족스러울 수는 없으니까 일단 이렇게 해 보고 여기서 또 문제가 생기면 개선하고 개선하고 이런 방향으로 가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정은애> 네, 저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 47년 만에 숙원 사업이 이루어진 것 축하드리고요. 아무쪼록 소방관 덜 다치고 국민도 덜 다치고 더 구조되고 이런 식으로 좋은 쪽으로 개선되기를.

◆ 정은애> 그런 저희의 숙원이 좀 해결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정 센터장님 고맙습니다.

◆ 정은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북 익산소방서 정은애 센터장이었습니다.(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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