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과 외상할부를 합친 국내 가계부채 증가세가 3분기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명목GDP 증가율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대출의 경우 총액 증가세가 둔화된 와중에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폭을 키웠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9년 3/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572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잔액 1481조6000억원과 할부구매 등 판매신용 잔액 91조1000억원의 합계치다.
가계신용 증가액은 2분기말 대비 15조9000억원으로, 2분기 증가액(16조8000억원)보다 작아졌다. 분기단위 가계신용 증가액은 지난해(17조4000억원→24조1000억원→21조5000억원→22조8000억원) 크게 증가했다 올해 1분기 3조2000억원으로 대폭 둔화된 바 있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로 따지면 3분기 가계신용은 3.9% 증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2016년 4분기(11.6%) 이후 11분기 연속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2분기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4.9%와 4.3%였다.
다만 전년동기 대비 명목GDP 성장률이 올 1분기 1.2%, 2분기 1.3%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가계부채 수준이 높다. 정부는 가계부채 수준을 명목GDP 성장률 수준으로 낮춰나간다는 중장기 목표를 내놓은 상태다.
가계대출의 경우 3분기 13조5000억원 늘어 2분기 증가액(16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은행에서의 대출은 2분기보다 18조7000억원 증가했지만, 비은행예금취급기관(-1조9000억원)과 기타금융기관 등(-3조2000억원)에서는 가계대출이 감소 전환됐다.
은행 대출은 2분기 증가액(13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져, 가계대출이 은행에 집중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한은은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와 전세자금대출 수요 증가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은행 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체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3분기 9조5000억원으로 2분기(8조4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커졌다. 3분기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13조원 증가, 비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3조5000억원 감소였다.
3분기 전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30조3000억원으로 관련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7년말(343조8000억원) 대비 2.4배로 증가했다.
2분기 5000억원 증가에 그쳤던 판매신용은 추석연휴가 끼어있던 3분기 2조4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