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본청 복도에 전시돼 있는 황교안 당시 대통령권한대행이 수여한 표창장.(사진=동규기자)
경기도청 본관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이름이 새겨진 표창장이 장기간 전시 중이어서 논란이다.
도청 A국 B과 사무실 입구의 복도 벽에는 '적극행정 업무추진을 통해 국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커 표창한다'는 내용과 황교안 당시 ‘대통령권한대행’의 직함이 명시된 표창장이 걸려있다.
해당 표창장이 이곳에 전시된 기간은 20일 이날 현재까지 3년 가량이다.
표창장이 수여된 날짜인 2017년 1월 31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헌재에 탄핵소추의결서가 접수된 후 박영수 특검의 공식 수사가 한창이던 시점이다.
이 무렵 이재명 경기도지사(당시 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을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도 동시에 탄핵을 했어야 했다. 황 대행은 실질적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인데다 대통령을 보좌할 총괄책임 보좌기관이 총리인데 해야할일을 제대로 못했다. 지금 대통령 흉내를 내고 있다”며 성토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 왼쪽)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자료사진)
◇ "민원인들도 방문하는 도청사에 정치인名 들어간 '상' 전시, 이상하다"
특히 표창장 수여자인 황 대표의 경우 현재는 공직자가 아닌, 유력 정치인인 점을 고려할 때 공공청사에 특정 정치인 이름이 새겨진 상장을 오랜기간 동안 전시하는게 합당한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황 대표의 경우 국정농단 수사 당시 대통령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였던데다, 현재 제1야당 대표를 맡고 있다. 또 대권주자 하마평에도 오르 내리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수상 3년여가 지난 현재 시점에 전시하는게 맞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또 총선이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 야당 대표의 이름이 각인될 수 있는 상장이 공공 청사에 걸려있는 것도 '정치중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여론도 있다.
최창렬 정치평론가(용인대 교수)는 “(황교안 대표의) 대통령권한대행은 그 당시의 직책이었고, 이미 그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이 됐다. 권한대행도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일말의 책임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도청에 권한대행의 이름이 들어간 표창장이 걸려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총선을 앞둔 시점인 등 예민한 시기여서 정치인 이름이 강조된 표창장을 청사에 걸어놓은 것은 더욱 더 적절치 않은 듯 하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청 본관 B부서 입구에 황교안 당시 대통령권한대행의 이름이 명시된 표창장이 전시돼 있다.(사진=동규기자)
C공무원은 “상을 받아 자랑하는 의미에서 전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정농단 당시 나라 상황을 볼 때 자랑할만한 상인지 생각해 볼 일” 이라며 “민원인들도 방문하는 청사에 출마가 추정되는 정치인의 이름이 적힌 표창장을 전시하는 것도 이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 D씨는 “현재 정치 활동을 활발히 하는 특정인의 이름이 새겨진 표창장을 3년이 지난 시점까지 내부 보관이 아닌 전시까지 하고 있는 건 좀 아닌 듯 하다”고 밝혔다.
표창장이 전시된 해당 부서 관계자는 “상을 받아 별 의미없이 걸어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철거 방안을 관계 부서와 상의할 것” 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자치행정국 총무과 관계자는 “전시물 철거 등은 부착한 부서의 판단이다. 해당 부서에서 판단할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표창장 관련 취재 직후 도는 서둘러 철거, 21일 현재 표창장은 도청 본관 복도에서 자취를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