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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검찰 전쟁 촉발한 김오수…검찰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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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차관, 대검 패싱하고 대통령에 직제 개정안 보고
41개 직접수사 부서 폐지, 수사상황 사전 보고 등 내용
검찰 "명확한 원칙도, 사전 협의도 없었다" 강하게 반발
검찰 내부망서도 비판 목소리…"김 차관 내부 신망 잃어"
법무부, 개정안 관련해 대검과 부처 협의회의 진행 예정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대검찰청과 사전 협의 없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찰 직접수사 부서를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법무부와 검찰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양상이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은 법무부의 직제 개정안과 관련한 부처 협의 회의에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로 법리검토 등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김 차관이 지난 8일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 직후 문 대통령을 만나 전국 검찰청의 41개 직접수사 부서를 폐지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직제 개정안을 보고한 데 따른 조치다.

◇ 모든 '직접수사' 부서 폐지가 능사?

김오수 법무부 차관. (사진=윤창원 기자)

 

폐지 검토대상에 오른 검찰 직접수사 부사에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조세범죄조사부·방위사업수사부·범죄수익환수부를 비롯해 조직폭력배와 마약 사건 등을 담당하는 강력부, 성폭력 사건을 수사하는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등도 포함됐다.

윤 총장은 나흘 뒤인 12일에서야 관련 보고가 청와대에 올라갔다는 내용을 전해들은 뒤 곧바로 대검 간부들과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패싱' 논란이 일자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하기 위한 추가 직제 개정을 추진할 예정인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 없고 대검과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거짓 해명'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차관이 대통령에 보고한 내용에 '검토'가 아닌 '축소'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무엇보다 대검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부분을 문제 삼았다.

대검 관계자는 "폐지하자고 건의한 41개 부서 중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국세청 등이 송치한 사건을 다루는 부서가 다수"라면서 "명확한 원칙 없이 무작정 폐지하자는 게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성범 서울동부지검 검사 역시 지난 14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어떤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쳤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단순히 직접수사 축소의 명분으로 전문부서 전부를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내에 일괄 폐지하겠다는 것이 과연 합리적 상식에 부합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같은 날 부산고검 창원지부 박철완 검사도 이프로스를 통해 "법무부가 다음 달로 개정 시한을 확정한 것으로 보니 사실상 대검과 협의 절차는 통과의례이고 (개정안이) 거의 확정된 듯하다"며 관련해 검사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요구했다.

◇ '수사'까지 법무부에 보고…수사개입 우려

(사진=연합뉴스)

 

법무부는 또 지난 12일, 주요사건 수사·공판 상황을 검찰이 법무부에 단계별로 '사전' 보고하도록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이는 검찰보고사무규칙상 각급 검찰청의 장이 법무부장관에게 발생, 수리, 처분, 그리고 재판결과를 보고하는 것을 넘어 수사 상황까지 사전에 보고하게 돼 정부의 수사 개입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검찰청 기관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한 건 행정적 성격이 강했는데 이제는 수사상황까지 보고하라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현 정부의 원칙이 무너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를 향해가는 상황에서, 정부의 소통 없는 개혁 추진에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 같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가 조 전 장관 가족 일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후 검찰과 사전 논의도 없이 급작스럽게 직접수사부 폐지안을 내놨다"면서 "검찰개혁이 아니라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한 화풀이가 아닌지 의심 된다"고 말했다.

결국 김 차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검찰 후배들 사이에서 신망을 더욱 잃은 듯 한 분위기다.

한 간부급 검찰 관계자는 "김 차관이 내부 신망을 완전히 잃었다. 검사들 사이에선 김 차관을 '선배', '차관' 호칭 없이 이름만 부를 정도"라며 "조만간 대검과 법무부 사이 사달이 날 것 같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법무부는 김 차관이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직제 개편안 등과 관련해 조만간 대검과 부처 협의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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