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따가울 정도인데…'뉴델리 어린이 달리기 대회' 비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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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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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 "날씨가 좋았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런 대기 속에서 달리는 것은 사형선고" 비난

(사진=연합뉴스)

 

'가스실' 수준으로 대기 질이 나빠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어린이 달리기 대회가 열려 주최 측에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15일 NDTV 등 현지 매체와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뉴델리에서는 9살짜리 등 어린이 수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자선 도로 달리기 대회가 열렸다.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인해 이날 뉴델리 등 수도권에 휴교령이 내렸음에도 대회는 예정대로 강행됐다.

이날 뉴델리의 초미세먼지(PM 2.5, 지름 2.5㎛ 이하) 농도는 무려 500㎍/㎥에 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일평균 PM 2.5 농도의 안전 기준 25㎍/㎥보다 20배가량 높았다.

눈과 목이 따가워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외출이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이날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대회 참가 어린이 반시카 라와트(11)는 "눈이 따가웠고 숨쉬기도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어린이 니타크시 샤르마(10)도 "주위에 (오염된) 안개와 연기가 많았다"며 "달린 뒤에는 너무나 지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린이와 저소득층을 위해 이번 대회를 주관했다는 주최 측은 어린이들이 원했기 때문에 대회를 취소할 수 없었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대회를 주최한 비영리시민단체 프라야스 그룹의 아모드 칸트 대표는 "어린이들이 원했고 어쨌든 그들은 여기에 왔다"며 "행사 직전에 대회를 취소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날씨가 좋았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황당한 해명까지 덧붙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주최 측에 대한 비판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기후 정책 전문가인 시다르트 싱은 "뉴델리의 대기오염에 손상된 어린이의 폐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이 어린이들은 평생 이 문제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 문제 컨설팅회사 대표인 타만나 샤르마도 트위터를 통해 "이런 대기 속에서 달리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회를 조직한 이들은 모두 소송당해야한다"고 분개했다.

네티즌 파르빈 카스완도 "(대기오염으로) 모든 학교가 문을 닫은 상황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창피한 일은 없다"고 대회 주최 측을 비난했다.

2016년 WHO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인도 도시에서는 14세 이하의 어린이 10만명이 초미세먼지 오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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