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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여성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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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개봉 2주만에 300만 관객 눈앞
별점테러 이어졌지만, 실관람객 평점은 9.5 수준
故노회찬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도 했던 책
성평등 반대하는 백래시 심화하며 집중공격 받아
경력단절, 성추행, 가족관계 등 여러 공감 포인트
넘쳐나는 남성서사, 여성들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
성차별 바깥을 상상하되 기존의 차별시정도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11월 8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선영, 위근우 (대중문화평론가)

 


◇ 정관용> 금요일 저녁 우리 대중문화계의 이슈를 짚어보는 백투더컬쳐 시간. 대중문화평론가 김선영, 위근우 두 분 어서 오십시오.

◆ 위근우> 안녕하세요.

◆ 김선영>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영화 82년생 김지영 얘기를 할 텐데요. 이게 대중문화계의 이슈로 짚었잖아요. 영화 평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게 하나의 이슈예요.

◆ 위근우> 이 작품 자체도 자체지만 이 작품을 둘러싼 수많은 논의들 자체가 하나의 대중문화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죠.

◇ 정관용> 먼저 개봉한 지 2주 됐는데 관객 수가 300만.

◆ 위근우> 오늘까지 282만 조금 넘은 상황이고요. 주말 중으로 300만은 거의 확실시 되는 상황이죠.

◇ 정관용> 대단한 흥행 아닙니까?

◆ 김선영> 아주 이례적이죠.

◇ 정관용> 이례적? 그렇죠.

◆ 김선영>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일단 이런 여성 감독이 연출을 하고 여성이 주연을 한 중간 규모의 상업 영화 자체가 드물었는데. 이 작품이 일단 나와준 것만도 대단한 일인데. 그게 또 이렇게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고 또 개봉 전에 많은 평점테러라든지 이런 논란이 있었는데 그런 장애요소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입소문만으로 흥행을 했다라는 것도 되게 대단한 점이고요. 또 영화는 어떠한 장르적인 문법에 기댄 작품이 아니어서 기존 한국영화의 어떤 흥행전략을 여러모로 비껴간 작품이기도 해서요. 여러모로 이 흥행이 이례적이라고.

◇ 정관용> 제작비도 그렇게 많이 안 들었다고.

◆ 위근우> 손익분기점이 160만이었으니까 훌쩍 넘어버린 상태인 거죠. 굉장히 좋은 사례입니다. 왜냐하면 작품 자체 텍스트를 떠나서도 지금까지 한국 영화의 흥행 공식이라고 하는 게 제작비를 굉장히 많이 넣고 굉장히 배급에서 정말 관을 많이 잡아서 확 끌어당긴다 이런 정도의 전략이 되게 우세했었는데 82년생 김지영 같은 경우에는 김선영 평론가도 이야기했지만 작품 자체의 입소문이나 이런 공감대 형성으로써 성과를 냈다는 게 흔치 않은 케이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정관용> 여성 관객, 남성 관객 비중 조사 된 거 있나요?

◆ 위근우> 아직 그건 조사되지 않았고요. 다만 이제 흥미로운 것은 아까 초반에 잠깐 이야기했었지만 개봉 전부터 별점테러가 굉장히 심했어요.

◇ 정관용> 별점테러가 무슨 말인지, 청취자 분들 위해서.

◆ 위근우> 포털에서 영화 관련된 페이지가 나올 때 별점을 주는 거죠. 별점을 이제 1점부터 10점까지 준다고 했을 때 계속해서 1점을 이제 보지 않고서 1점을 누르면 사실 이제 그러면 평균값이 낮아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게 있었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것 중에 하나는 실관람객, 실관람객 평가는 남녀 모두 한 9.5에 가까운. 10점 만점에 9.5에 가까운 평점대였다는 것이 또 굉장히 흥미로운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이건 뭐 바로 그냥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두들겨보시면 다 확인돼요. 관람객 평점 구점 얼마. 그런데 별점은 평균 육점 얼마가 나오더라고요.

◆ 김선영> 맞습니다.

◇ 정관용> 그게 영화도 안 보고 1점 준 사람들이 많아서 이거라는 거 아니에요.

◆ 위근우> 지난 번 걸캅스 때도 되게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 실관람객과 평점과의 간극이 상당히 넓었는데. 사실 이번 김지영 같은 경우에도 아까 말씀해 주신 실제 남녀 관객 비중이 물론 아마 여성분이 훨씬 많긴 하겠지만 지금 저희가 딱 그것이 나와 있지는 않은데. 다만 관람의 만족도는 상당히 유사한 수준이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누가 풀어서 설명 좀 해 주세요. 영화도 안 보고 1점 주는 별점테러는 왜 나오는 거예요?

◆ 김선영> 그러니까 걸캅스 때도 저희가 별점테러를 다루면서 한 가지 희한한 게 관람객과 영화를 보지 않은 네티즌들 사이의 평점의 격차도 심했지만 이게 또 어떤 성별의 양상도 나타난다는 거죠. 굉장히 호의적인 점수를 준 것은 대부분 여성들이고. 굉장히 좀 낮은 점수를 준 사람들은 남성층이 많아서 이게 아무래도 평점이 뭔가 이렇게 젠더전의 양상을 띠는 게 아닌가. 이런 분석이 있었는데. 이번에 김지영도 개봉 전부터 그런 논란이 있었죠. 그리고 실제로는 이런 평점뿐만 아니라 이 영화 자체의 어떤 캐스팅을, 연기를 하는 배우들의 기사에 어떤 특정 남성 커뮤니티에 링크가 올라가면 그 링크를 따라서 그 기사 밑에다가 악플로 공격을 한다든지 그러면 이걸 평점으로 이루어진 테러라고 할 만한 비슷한 현상들이 포털 기사에 댓글 안에서도 성적인 그런 젠더전의 양상이 나타났거든요. 이게 어떤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이제 영화를 둘러싼 어떤 성별 대결의 양상을 띠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러니까 남성들은. 물론 모든 남성이 아니라 일부 남성들은.

◆ 위근우>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가끔 계세요.

영화 82년생 김지영 (사진=봄바람영화사 제공)

 


◇ 정관용> 왜 악플 달고 왜 별점 테러를 하는 거예요. 그 일부 남성의 논리가 뭐예요.

◆ 위근우> 그 왜라는 것에 있어서는 제가 이제 김선영 평론가가 성별대결을 말씀했지만 사실 그보다는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성별대결이라고 얘기하면 둘 다 논리가 있는 것 같잖아요. 그보다는 지난 뭐 한 2014년, 2015년부터 한국에서 대중적 페미니즘 물결이 굉장히 높아지는 와중에 그거에 대한 일종의 백래시 현상이라고 하죠, 흔히. 이제 그런 성평등에 대한 답론이 굉장히 중요하게 됐을 때 그것의 어떤 기존에 성 불평등의 수혜자들이 이것이 역차별이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그런 백래시 현상이 만들어지는데.

이런 점에서 흥미로웠던 게 사실은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이 처음 나왔을 때 그리고 뭔가 정치권에서 과거에 고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하거나 이때만 해도 그렇게까지 이 소설이 그렇게까지 공격을 받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백래시가 굉장히 심화되고 실제로 제가 남초 커뮤니티에서도 되게 많이 나오거나 댓글에서도 보이는데 페미니즘은 정신병이다 이런 수준의 혹은 페미니스트가 말하자면 차별주의자다. 이거와 다름없다라는 식의굉장히 잘못된 담론들이 일부 남성들에게 퍼져나가면서 공격의 집중대상이 82년생 김지영이 된 거죠. 82년생 김지영 소설 자체는 사실은 너무나도 온건한 어휘로 이런 여성들이 평범한 삶 안에서 겪는 수많은 불평등의.

◇ 정관용> 여성의 일상을 다룬 소설이고 그걸 가지고 만든 영화인데.

◆ 위근우> 그걸 이제 읽지도 않고.

◇ 정관용> 하나의 상징처럼 돼버린 거죠.

◆ 위근우> 페미 소설이 맞기는 하지만 페미 소설이다 아니면 과거의 없어진 사이트기는 하지만 메갈리아 이름 대서 메갈 소설이다 이러면서 온갖 공격의 대상이 됐었고 약간 좀 진짜 흥미로운 것은 영화 시놉시스가 나왔을 때 그 이 사람들이 영화 시놉시스를 보고서 어, 이런 내용이야? 이런 반응을 보면서, 이 사람들이 실제로 안 읽고 이렇게 욕을 썼었구나라는 걸 알 수 있는 사례들도 있었습니다.

◆ 김선영> 그 이게 저희가 2014년부터 새로운 페미니즘 물결이라고 할 만한 목소리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서 일어나기 시작했을 때는 그때는 이제 사회 전체가 약간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됐었어요. 그런데 이것이 위근우 평론가가 지금 이야기한 것처럼 백래시 현상이 극에 달한 하나의 결정적인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이 2018년 미투운동이거든요.

그러니까 초반에 이 미투운동이 나타났을 때만 해도 이 우리 사회 성폭력을 고발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했지만 이게 어느 순간에 이제 펜스룰이라는, 거기에 방어하는 심리들이 생기고. 그리고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못지않게 차별을 당하고 있다라는 분위기가 형성이 되면서 이것이 무슨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게 성평등이 아니라 어떤 여성들이 더 이익을 챙겨가려는 듯한, 어떤 여성들의 권력투쟁인 것처럼 이렇게 비춰짐으로써 조금만 여성주의적인 메시지를 띤 작품이 다 공격을 받는 그런 현상이 일어났거든요. 그런데 그런 와중에 김지영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게 일종의 한류 현상, 글로벌적으로 엄청나게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더 호응을 얻고 있으니까 유독 더 어떤 공격의 타깃이 됐던 것 같아요.

◇ 정관용> 공격 현상이 분명히 보였어요. 그러나 개봉 2주 사이에 300만 또 관람객들의 평점 등등을 놓고 보면 승패는 이미 나온 것 아니에요?

◆ 위근우> 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 김선영> 이게 앞으로 저는 한국영화계에 전하는 상징적인 메시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걸캅스 같은 경우에도 상영 전에 이제 악의적인 별점테러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결국 여성들의 영혼보내기라든지 그게 또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적극적인 연대의 운동을 통해서 이게 결국 손익분기점을 넘는 중간 규모 이상의 여성 상업영화가 성공했다라는 귀한 사례를 남겼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김지영 같은 경우에는 그런 운동 자체도 필요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제 영화 자체가 페미니즘적인 메시지를 띠면서 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나왔기 때문에 저는 거기에 굉장히 좀 의미가 있다라고 봅니다.

◇ 정관용> 이 영화는 소설하고 똑같아요, 아니면 조금 달라요?

◆ 위근우> 많은 부분을 따라가지만 결말을 비롯해서 많이 바뀔 수밖에 없는 게 왜냐하면 사실 이 소설 자체가 굉장히 우리가 흔히 아는 소설보다는 거의 르포르타주에 가까운 굉장히 건조한 정말로 여성의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어떤 평균적인 느낌의 그 여성의 삶을 궤적을 좇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이것이 영화가 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어요. 영화화하기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영화는 그 부분을 잘 돌파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여기서 이제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김지영이라는 캐릭터, 빙의 혹은 정신병으로 이야기되는 다른 사람들의 이제 갑자기 목소리를 빌려와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가지고서 이것을 과연 김지영이 언제 알게 되는가, 본인의 증상을. 이걸 하나의 약간 복선처럼 깔고서 그 동력을 가지고서 김지영을 둘러싼 일들이 나오고 김지영 스스로 그것을 알게 되고 또 스스로 그걸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러면서 이제 원작은 사실 좀 비극적인 결말이었는데 엔딩은 훨씬 더 희망적으로 엔딩을 만들어냈습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사진=봄바람영화사 제공)

 


◇ 정관용> 그렇게 원작은 비극적 결말인데 영화는 희망적으로 해도 되는 거예요? 같은 제목을 쓰고?

◆ 위근우> 일단 조남주 작가는 만족했습니다. (웃음)

◆ 김선영> 전략 자체가 일단은 책 자체도 사실 원작도 흔히 말하는 순한 맛 페미니즘이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그동안의 여성의 억압사와 수난사라고 하는 것은 불행 포르노에 가깝게 굉장히 좀 처절한 묘사하는 작품들이 많았지만 82년쟁 김지영 같은 경우에는 아까 르포르타주 형식을 비롯해서 각종 통계적인 자료를 가져오면서 이제 좀 건조하고 담담하게 기술을 했어요. 극단적인 사례라기보다는 여성의 정말 평균적인 삶을 기록을 했는데.

그 김지영이라는 인물조차도 사실 중산층 여성이거든요. 중산층 여성 어떻게 보면 살 만한 환경에 있는 여성조차도 저렇게 정신분열이 올 정도로 심각한 차별과 어떤 억압에 시달리고 있고 실존의 위기에 맞닥뜨리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보여줬거든요. 그런데 영화 속에서는 그런 통계 자료 같은 거에 의지하지 않고도 이거를 김지영과 주변의 여성들과의 관계라든지 또 가족 영화의 문법으로 이게 굉장히 좀 여성들뿐만 아니라 가족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을 만한 그런 서사를 풀어낸 게.

◇ 정관용> 김선영 씨는 지금 충분한 공감을 전제로 지금 말씀하시는데 본 사람들 가운데는 과도한 일반화다, 차별에 대한 과장이다. 이런 평을 하시는 분도 있죠?

◆ 위근우> 그런 분들이 제 생각에는 1점 주시는 분들이라고 생각을 하는 게요. 김선영 평론가도 얘기했지만 사실 이 원작 자체가 상당히 많은 통계에 기반하고 있는 이야기였고 여기서 이제 김지영의 생일이 4월 1일이잖아요, 원작에서. 그게 그 이유가 조남주 작가가 인터뷰에서 얘기했던 게 아마도 여성 대부분은 이 여성의 삶이라는 게 보통 일반 여성의 삶보다 훨씬 괜찮은 삶이라고 생각해서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남자 대부분은 무슨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에 차별의 경험이 많으냐. 그래서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거든요.

사실은, 통계라는 이야기도 했지만 굉장히 많은 여성 관객들이 본인 삶에 수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형성하는 정말로 이제 경력단절이라고 하는 어떤 뭐 성추행의 위협이라거나 굉장히 많은 여성들이 정말로 일상처럼 겪는 그런 두려움과 폭력의 문제들이죠. 그런 것들을 어떤 면에서는 여성들이 얘기하는 거잖아요. 82년생 김지영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은 이제 이야기하고 이제 가시화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 정관용> 서로 털어놓고 말하자.

◆ 위근우> 그게 사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남자 군대 가서 고생한 이야기는 수십년 동안 해 왔잖아요, 미디어를 통해서. 그런데 여성의 이야기를 이제 시작하는데 이제 그걸 듣지도 않고 아, 그랬어요라고 하지도 않고 이것 좀 과장됐어라는 것부터 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반응인 거죠.

◆ 김선영> 그러니까 그런 어떤 한 사람의 인생의 이런 극단적인 일들이 다 총체적으로 몰아서 일어날 수 있는가. 근데 여태까지 이런 영화들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가령 박하사탕이라든지 국제시장 같은 작품들만 봐도.

◇ 정관용> 똑같죠.

◆ 김선영> 그렇죠.

◇ 정관용> 어쩜 저렇게 우여곡절이 많을까. (웃음)

◆ 위근우> 한 사람이 모든 걸 다 겪죠.

◆ 김선영> 그렇죠. 그거는 어떻게 보면 오히려 그 남자의 경험일 수도 있는데 그것이 우리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상징하는 보편적인 서사처럼 다가왔는데 유독 김지영의 이야기만큼은 이거 너무 과도하게 일반화 됐다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저는 여기 어떤 성별의, 젠더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봅니다.

김선영 평론가(왼쪽), 위근우 평론가(오른쪽)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 정관용> 더불어민주당 장종화 청년 대변인이 남자도 힘들다 이런 논평을 내면서 논란이 일었잖아요.

◆ 위근우> 사실 민주당에서는 철회를 했는데. 정확히 말하면 이 장종화 대변인도 이제 좀 좋은 의도로 남성들에게 차별을 바꾸자는 이야기를 최종적으로 하고 싶었던 것인데 그 과정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인데 남녀 차이 없이 우리 모두 다 서로를 잘 모르고 서로 다 힘든 게 있으니까 서로 알아가요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여성들 입장에서는 이게 뭔가 싶은 거죠. 그동안 남자들의 고난이라는 것은 과대표화 됐었고 이제 여성들이 목소리를 낸 게 82년생 김지영인데 여기 이 논평에서 82년생 장종화라는 영화를 찍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군대에서 고생을 하고 그것도 고생이 아닌 건 아닌데. 그 고생이라는 건 끊임없이 과대표되어 왔고.

그리고 사실은 그 폭력을 당했을 때 그 폭력의 주체들도 사실 거의 다 남성이었고 남성중심적 문화였거든요. 그런데 이제 거기서 여성들 같은 경우는 분명히 남성주의적 문화의 피해자였고. 남성들은 일부 남성에게 또 남성에게 피해를 입었던 건데 그걸 등치시키는 것도 텍스트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왔던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오자마자 굉장히 많은 여성들에게 아마도 장종화 대변인은 조금은 이 영화에 대해서 깨달은 바를 말하고 싶었겠으나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 정관용> 젊은 20대, 30대 초반에 해당하는 남성들은 그 선배 세대들과는 다른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거 아니에요.

◆ 위근우> 맞습니다.

◇ 정관용> 학교에서부터 자기들은 여자들한테 치여 살았다고 느낀다는 것 아니에요?

◆ 김선영> 그런 억울하니즘 같은 것들이 지금 2030 세대의 남성들에게 조금 폭넓은 공감대를 좀 사고 있는 것 같은데 82년생 김지영이 그 맨 처음에 내놓는 통계 하나가 뭐냐 하면요. 80년대 때 출생 통계를 내놓습니다. 그런데 이게 첫째와 둘째까지는 그 남녀 여자 아이의,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성별이 굉장히 비슷해요.

◇ 정관용> 셋째부터는 전부 남자죠.

◆ 김선영>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성별 감별로 인해서 태어나지 못한 아이가 분명히 있고 이미 태어날 때부터 그런 불평등한 기반에서 시작이 됐다라는, 출발선이 달랐다는 게 통계적으로 미리 제시를 하고 여기에서는 여성의 차별적인 경험을 계속해서 통계를 내놓으면서 차곡차곡 이야기를 하는데. 그런데 여기에서도 그분들이, 이게 남자의 잘못이다라기보다는 어떤 사회 구조의 그런 불평등을 짚는 거예요.

◇ 정관용> 바로 그 대목이죠. 그러니까 이제 뭐 남자와 여자의 싸움이 아니라 모든 차별, 모든 특권 이런 것과 맞서 싸워야죠.

◆ 위근우> 맞서 싸워야 되는데 다만 이거 하나만 부연을 하자면 몇 년 전에 팝칼럼니스트 김태훈 씨가 설국열차에 빗대서 설국열차에서도 이제 앞으로 나가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는 게 중요하다 애기를 하면서 여성 페미니스트들에게 우리는 밖으로 나가는 것, 이 구조 바깥을 꿈꿔야 된다라고 이야기를 했었어요. 맞습니다. 우리가 구조 바깥을 생각해야 되는데.

그동안 우리 뒤 칸에서 바퀴벌레 양갱을 먹던 사람들이 앞으로 나오고 있어요. 스테이크 먹는 칸으로 나오고 있는데 그 스테이크 먹던 사람들이 그 스테이크 토해낼 생각은 안 하고 이제 우리 바깥으로 나가자라고 말을 하는 것은 기만적일 수 있다는 거죠. 분명히 누려왔던 것들이 굉장히 많고 차별시정이라는 것에 있어서 분명히 우리가 바깥으로 나가야 되지만 차별적 구조 안에서 누려온 게 굉장히 많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내놓는 것 역시 이 차별을 바꾸는 데에 중요한 핵심이라는 것을 우리가 인정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영화 한 편이 우리 사회에 많은 울림을 주는 또 한 편의 영화입니다. 82년생 김지영 오늘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김선영, 위근우 씨 수고하셨습니다.

◆ 위근우> 감사합니다.

◆ 김선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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