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비친 기생충의 '반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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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빠른 경제 발전의 부산물"
"부자행 열차 못탄 주인공들 심리"

할리우드 교류회 참석한 봉준호 감독.(사진=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6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외신들도 늘고 있다.

가히 기생충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5일(현지시간) 특히 기생충의 건축물을 분석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김 씨 가족이 사는 반지하와 박 사장 가족이 사는 저택, 그리고 그 저택의 지하 시설물이다.

이 매체는 영화가 서울 부촌의 근사한 저택과 불결한 (반)지하를 교차하며 보여준다면서 저택은 세계 어느 부촌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지만 반지하는 서울에만 있는 독특한 구조물이라고 소개한다.

UCLA 김지나 교수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의 지하 시설들은 미국과 소련의 핵 경쟁시절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전쟁 이후 모두가 피해망상 상태였다. 그리고는 모두들 벙커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영화속 반지하 공간도 그런 의미의 벙커다"라고 말했다.

반지하를 주거 시설로 임대하는 것은 한 때는 불법이었지만 한국의 경제 발전 속에 노동자들이 서울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합법화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영화 '기생충'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봉준호 감독은 반지하가 우리 주인공들의 심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빠르게 부유한 나라가 됐다. 그 부유함으로 가는 빠른 기차에 올라타지 못한 사람들은 절망과 열등감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도 앞서 기생충 속 설정에 대해 분석했다.

이 매체 평론가인 A.O. 스콧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김씨 가족이 집이라고 부르는, 비좁고 물새는 '반지하'는 일종의 메타포(은유)이며, 널찍하고 모던하며 건축적으로도 돋보이는 단독주택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박 사장네 집에는 여러 상징이 있는데,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 속 시체나 숨겨진 의미처럼 불편한 비밀들을 깊이 내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생충은 현대사회 속 관계에 대한 우화로 보인다. 한국은 물론 다른 모든 곳에서 벌어지는 계급투쟁에 대해 날카로운 교훈을 전하는 일종의 공포영화이자 풍자극이요, 비극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아카데미상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을 넘어 주요 부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버라이어티 등은 기생충을 아카데미상의 꽃인 작품상 유력 후보로 예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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