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캘리포니아를 강타한 산불. 미국인들은 산불이나 허리캐인이 기후변화 때문으로 보고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지 2년 5개월만에 공식 '행동'에 돌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늘 미국은 파리협약에서 탈퇴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시작했다"며 "협약 규정에 따라 미국은 공식 탈퇴 통보를 유엔에 전달했다. 탈퇴는 통보로부터 1년이 지나 효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미국은 내년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다음날 인 11월 4일 파리협약 탈퇴국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파리협약 탈퇴를 예고했었다.
파리협약을 탈퇴하면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같은 것도 없고, 이를 강제로 이행할 의무도 사라진다.
북한과 시리아 등 미국의 적성국가들도 모두 지키고 있는 이 국제 규범에서 미국은 도대체 왜 탈퇴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걸까?
트럼프는 파리협약이 미국 경제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2024년까지 26~28% 감축)를 달성하려면 미국에서 3조 달러 규모의 생산활동이 줄어야 한다는 계산을 내놓은 바 있다.
그 결과로 일자리 600만 개가 사라진다고 우려한다.
미국 정가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그 피해가 대부분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파리협약을 탈퇴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가 석유, 석탄을 기본으로 돌아가는 중동부 '러스트 벨트'의 자동차·철강·석탄 산업에 종사하는 백인 노동자층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때문이다.
이렁 이유로 에너지 기업들을 돈줄로 두고 있는 공화당도 파리협정에 비판적이었다.
공화당을 후원하고 있는 '아메리칸스 포 텍스 리폼', '프리덤웍스' 같은 보수진영도 파리협약을 집중 공격해왔었다.
이런 정황은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에도 잘 나타나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노동자와 기업, 납세자에게 지워지는 불공정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 파리협약 탈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의 건강과 환경에 영향을 주는 미국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은 1970년에서 2018년 사이 74% 줄었으며 미국의 최종 온실가스 배출량도 2005년에서 2017년 사이 미국 경제가 19% 성장했는데도 13% 줄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제사회의 기후논의에 우리는 현실 세계 결과의 기록으로 뒷받침되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모델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인한 회복 탄력성을 증진하고 자연재해에 대비·대응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이 같은 결정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
지난 9월 13일 클라이멧와이어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64%가 트럼프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미국인들은 최근 캘리포니아를 쑥대밭으로 만든 산불을 비롯해 미국에서 빈번히 발생중인 허리캐인 등으로 인해 지구 온난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사실 파리협약은 미국이 주도했었다.
파리협약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의 뒤를 잇는 국제 환경 협정으로 2015년 12월 파리에서 체결됐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줄여서 지구 온난화를 막자는 의미에선 교토의정서와 같지만 195개국이 서명했다는 점에서 37개국이 서명한 교토의정서와는 차원이 다른 국제 규범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던 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