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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말고 바뀐 것 없다"…청년들 '촛불 그 후 3년'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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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3주년 맞은 청년들 "노동문제, 성차별 문제 등 여전히 반복"
기성세대 역할 중요성 강조 "청년들 도전과 투쟁 응원해야"

1일 서울 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촛불 이후의 민주주의_청년들과 이야기하다’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차민지 기자)

 

"촛불을 들 당시 대통령을 바꾸겠다는 의지는 한국사회의 다양한 모순을 바꾸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사회는 대통령 말고 바뀐 것이 뭔지 체감하기가 어렵다"

지난 1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린 '촛불혁명 3주년 학술토론회'에서 이상현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이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3년 전인 지난 2016년 10월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첫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장에 모인 수십만 시민들의 요구는 단순 정권교체에 그치지 않았다. 특히 그간 사회의 불공정함과 각종 차별에 분노한 청년들의 목소리는 박 전 대통령의 퇴진을 넘어 사회 전반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번졌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오늘날, 이른바 '촛불혁명' 이후 사회가 얼마나 바뀌었냐는 질문에 대한 청년들의 대답은 "많은 것이 바뀌지 않았다"였다. 이중 청년들이 당면한 노동환경이 촛불 이전에 비해 가장 변한 게 없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당시 매번 촛불집회에 꼬박 참석한 이 이사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여전히 특성화고 학생들이 극악의 노동환경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7년 11월 현장실습 중 숨진 고(故) 이민호 학생을 언급하며 "현장실습을 하다 목숨을 잃는 사고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됐고 정부는 학생들이 죽을 때마다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나온 학생들이 겪는 차별과 노동문제는 여전히 열악하다"며 "근본적인 노동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이민호 군의 죽음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6년 12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7차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린 광화문 광장 (자료사진=이한형 기자)

 

요양병원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고 있는 김지윤 청년전태일 회원은 '청년치료사'들의 불합리한 처우 문제를 언급했다.

김씨는 "청년치료사들은 불안한 고용,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 일상적인 성희롱까지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다"며 "더 아프지 않고 오랫동안 일하고 싶어 2015년 전국 최초로 노동조합을 세웠지만, 병원에서는 노조 활동을 탄압하고 있는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 이후 성숙한 한국사회의 민주주의가 우리의 직장과 일상의 삶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직장 및 사회 전반의 성차별 문제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소형 가족구성권연구소 연구원은 "당시 광장에 나왔던 젊은 여성들은 성별 임금 격차나 돌봄 노동 등을 목격하면서 남성중심사회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며 "자칭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집권했지만 지금 청년 여성인 제게 무엇이 나아지고 달라졌는지 묻는다면 대답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은 결국 3년 전 들었던 청년들의 '촛불'이 진정한 '혁명'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사회에 자리잡은 기성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주윤정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비정규직의 노동조건, 성별 소득 격차와 유리천장, 사회적 안전망의 부족 등은 지금도 서로 다른 강도로 청년들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며 "기성세대는 진정한 사회적 탈바꿈을 위한 청년들의 무수한 도전과 투쟁을 응원하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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