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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한전, 전기요금 인상 둘러싸고 갈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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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기요금 인상 없다'…한전, '버티기 어렵다'
한전, 연말까지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 마련…수용 여부 주목

한국전력 (사진=연합뉴스)

 

NOCUTBIZ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동결을 고수하는 정부에 사실상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기요금을 놓고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30일 김종갑 한전 사장의 한 언론 인터뷰에서부터다.

김 사장은 "지난해 1조1400억원에 달했던 각종 전기료 특례할인을 모두 폐지하고 전기요금의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을 올리는 게 어렵다면 각종 특례할인 일괄폐지해서 사실상의 요금 인상 효과가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기료 특례할인은 총 11가지인데, 2018년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전기사용량이 적은 가구에 대해 요금을 최대 월 4000원 깎아주는 필수사용량 보장공제제도(2018년 기준 4000억원)이다.

또 지난해 여름 일시적으로 누진제를 완화하면서 3600억원을 깎아줬다 그 다음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할인 혜택(1380억원), 초중고교 할인(1100억원) 순이다.

김 사장의 발언 직후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성

장관은 "정부와 한전이 전기요금 개편을 사전 협의한 적이 없고 검토도 하지 않고 있다"며 "한전이 한시적으로 적용해온 각종 전기요금 특례할인 제도에 대한 폐지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전과 산업부가 공개적인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내년도 전기요금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다.

한전은 다음 달 말까지 자체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까지 정부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전은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조정과 계시별(계절·시간별) 요금제 도입 방침을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산업용 경부하 요금(심야시간대 할인 요금)과 농업용 할인 요금 조정, 연료비 연동제 실시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모두 전기요금 인상 효과를 내는 것들이다.

이같은 한전의 움직임은 최근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2017년 4분기 1300억원 적자를 기록한 후, 지난해 6년 만에 영업손실(210억원)을 냈다. 올 상반기에도 9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2015~2016년 연 10조원 이상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했다.

한전은 또 상장사 입장에서 투자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함께 한전이 여름철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로 매년 떠안는 3000억 원의 손실을 정부가 일회성으로 일부만 보전해주기로 한 것도 갈등을 증폭시킨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누진제 개편으로 한전이 입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총 1014억5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자체 재원으로 시행하던 저소득층 전기요금 지원사업과 전기차 충전기 설치사업의 비용 일부를 보전해 줘서 여름철 누진제 완화로 인한 손실을 우회적으로 메우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한전이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으로 매년 떠안는 3000억 원대 손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손실보전과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한전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정부는 한전이 공공성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한전의 요금 인상방안을 수용할 경우 탈원전 정책을 반대해온 야권에 비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데다,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섣불리 전기요금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둘러싼 정부와 한전의 갈등이 어떤 봉합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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