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지난해 실시된 2019학년도 육군과 공군사관학교 입학시험에서 채점 오류가 발생해 합격 대상자였던 43명이 불합격 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학교들은 그러나 이런 사실을 지난 1년 동안이나 비공개한 채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아 조직적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1일 지난해 7월 28일 시행한 2019학년도 사관학교 입학생 선발 1차 필기시험에서 문제지 표기 배점과 다르게 채점되는 오류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채점 오류는 육·해·공·국군간호 등 4개 사관학교가 공동 출제한 1차 필기시험 중 국어 과목 2개 문항에서 발생했다.
문제지에 표기된 배점과 채점할 때 사용되는 문항분석표상의 배점이 다르게 기재된데 따른 것이다. 확인 결과 문제지에 표기된 배점이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류 문항은 국어 20번과 21번으로 문제지 표기 배점은 각각 2점과 3점인데 문항분석표 표기 배점은 3점과 2점으로 뒤바뀌어 기재됐다.
이후 각 사관학교는 개별적으로 진행한 채점 과정에서 육·해·공사는 문항분석표에 표기된 배점을 기준으로 했고, 간호사관학교는 문제지에 표기된 배점을 기준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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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간호사관학교는 채점상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고, 해사의 경우는 잘못 불합격 처리된 13명에게 1차 시험 추가합격을 즉시 통보함으로써 문제가 없었다. 반면 육사와 공사는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전형절차를 최종 마무리했다.
채점 오류 사실은 1차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 직후인 지난해 8월 13일쯤 공사 선발과장이 발견해 다른 사관학교들과 공유했다. 4개 학교 모두 최소한 실무자급에서는 채점 오류를 인지한 셈이다.
국방부의 경우는 지난달 9일 국정감사 제출자료 작성 과정에서 관련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정경두 장관은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이런 사실이 어떻게 1년 동안 밝혀지지 않았는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고, 피해자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을 지시했다.
국방부는 당장 시급한 피해자 구제를 위해 4개 사관학교의 지난해 1차 시험 응시자 2만 7천여명의 답안지를 수차례 비교·검증한 결과, 채점 오류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대상자를 일단 골라냈다.
추가 합격 대상자는 육사 19명, 공사 24명 등 모두 43명으로 이들에게 대해서는 1일 해당 사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명단을 공지하고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대상자 가운데 공사 지원자 1명은 1차 시험에는 합격했지만 최종 합격자 선정시 잘못 채점된 1차 점수의 1점차로 인해 탈락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최종 합격 조치됐다.
나머지 42명의 경우는 현재 진행 중인 2020학년도 입시일정과 별도로 다음달부터 2차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최종 합격자는 내년도 입학생과 같이 내년 1월 입교하게 되며, 다만 내년도 수험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원 외 인원으로 선발하게 된다.
국방부는 추가합격 조치와 별개로 대상자들은 국가배상법에 따른 배상금 신청이 가능하다며 자세한 신청 절차도 함께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향후 자세한 사고 경위와 은폐 의혹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해 이달 말까지 진상을 밝힐 방침이다.
국방부는 필요시 수사를 진행하는 등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고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며 수험생과 학부모에 대한 깊은 사과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