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논란을 빚은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논란에 대한 사과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운전기사와 임직원에게 폭언한 녹취가 공개돼 '갑질 논란'을 일으킨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회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숙고 끝에 남은 임기까지 협회장으로서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로 결정했다"는 거취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놨다.
지난 2월 취임한 권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1년 2월 3일까지다.
그는 "오늘 열린 이사회에서도 저의 거취에 대해 가감 없는 토론이 있었다고 전달 받았다"면서 "이사회는 우리 협회가 금융투자업계가 가야 하는 방향으로 앞으로 열심히 하라는 권고와 함께 다신 이번 사태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부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개인적 사유로 거취를 결정하기엔 회장의 권한이 너무 크고, 우선 잘 마무리하는 것이 보다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의견을 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간부터 금융투자산업 발전에 소임을 다 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모든 열과 성을 다해보겠다"며 "저를 포함한 협회 내부 문제점을 개혁하는 노력도 함께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권 회장은 특히 "협회 내에서 갑질로 지적할 수 있는 일들을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연말까지 마련해 다시 보고하겠다"면서 "운전기사를 포함한 임직원의 근로시간을 체계적 관리하는 등 전반적 체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갑질 논란' 논란을 빚은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논란에 대한 사과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또 그는 자신의 폭언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는지 사퇴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책임질 지 묻는 질문에 대해선 "관련 법에 저촉된다면 당연히 처벌을 감수하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권 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새벽 3시까지 오라고 했지만 운전 기사가 아이 생일이라고 답하자 "미리 얘기를 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당신이 인정을 못받는다"고 면박을 줬다.
홍보실 직원들에게는 "잘못되면 죽여 패버려", "니가 기자애들 쥐어패버려"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파문이 커지자 권 회장은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거취 문제에 관해 관계되는 각계각층의 많은 분의 의견과 뜻을 구해 그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 금융노동조합은 "권 회장을 일벌백계하지 않으면 기껏 마련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며 권 회장에게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