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뉴]악플은 만국공통 골칫거리?…해외 악플 대응법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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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선플=4:1인 한국, 5년새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사건 2배↑
포털로 뉴스 소비하는 日, 포털이 댓글 검토하고 자체 삭제조치도
영미권 유력 언론사, 댓글창 없애거나 검토후 정제된 댓글만 게시하기도
댓글 제한 언론사 "댓글 대신 독자참여공간 늘리니 오히려 토론 더 늘어"

■ 방송 : CBS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김수영 기자의 <왓츠뉴(What's New)>

◇ 김덕기 > 새로운 IT 트렌드를 읽는 '김수영의 왓츠뉴' 시간입니다. 산업부 김수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김 기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갖고 오셨나요.

◆ 김수영 > 최근 가수 겸 배우 설리씨의 안타까운 선택의 원인 중 하나로 악성 댓글, 악플이 꼽히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제시되고 있는데요. 지난 주에 카카오가 이달 말까지 '포털 다음'의 연예 기사 댓글을 없애고 정치‧사회 등 다른 기사 댓글 정책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해외에서는 우리보다 먼저 악플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들이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해외의 악플 대처법과 그 효과에 대한 이야기 준비했습니다.

◇ 김덕기 > 다른 나라도 해결책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악플은 인터넷 공론장이 열린 곳에서는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제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 김수영 > 그런 면이 있지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특히 악플이 심하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가 낸 책 '모멸감'을 보면 우리나라의 악플과 선플의 비율은 4대 1인데 일본은 선플이 악플보다 4배가 많았고, 네덜란드는 선플이 무려 9배가 많았다는 거예요.

(자료=김병관 의원실 제공)

 

더 큰 문제는 악플이 급속도로 늘어난다는 점인데요.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범죄 발생 건수가 1만5천 건이 넘었는데 5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더라고요. 신고가 된 사건을 집계한 수치이기 때문에 신고 되지 않은 피해까지 감안하면 실제로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사건은 훨씬 많다고 볼 수 있죠.

◇ 김덕기 > 우리나라에서 악플이 유독 많은 원인을 뭘까요?

◆ 김수영 > 다양한 분석이 있는데요. 김찬호 교수는 낮은 삶의 질에서 비롯된 구성원들의 낮은 자존감 이런 차이를 만들었다고 분석했고, 세대를 불문하고 분노지수가 높은 우리나라 상황을 이유로 드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이런 배경들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해외 포털과 개별 언론사의 댓글 정책 등 규제가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줬겠더라고요.

(사진=야후재팬 홈페이지 캡쳐)

 

◇ 김덕기 > 우리나라보다 선플이 4배 더 많다는 일본은 어떤가요?

◆ 김수영 > 일본은 뉴스 소비 방식이 우리나라와 가장 비슷한데요.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뉴스의 70~80%가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양대 포털에서 소비되는 것처럼 일본도 '야후재팬'을 통해서 뉴스가 주로 유통됩니다.

이렇다보니 포털의 댓글 규제 강화 목소리도 높은데요. 야후재팬은 대량으로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기사에 대한 댓글을 직원과 프로그램을 통해 찾아내거나 삭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어요.

◇ 김덕기 > 우리나라나 일본과 달리 포털보다는 개별 언론사 사이트에서 뉴스가 소비되는 영미권 국가들은 어떤가요?

◆ 김수영 >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악플 문제에서 포털의 책임을 많이 요구하는데 영미권 국가에서는 포털보다 개별 언론사에서 뉴스 소비가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개별 언론사들이 댓글 정책을 달리 갖고 있습니다.

아직은 댓글을 유지하는 언론사가 더 많지만 유력 언론을 중심으로 댓글 창을 없애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요. 2014년 미국 뉴스전문채널 CNN와 일간지 '시카고선타임스(Chicago Sun-Times), 공영라디오 방송사 NPR 등이 댓글 기능을 삭제하고 SNS로만 소통하고 있고요. 영국 통신사인 로이터도 같은해 댓글을 폐지했습니다.

◇ 김덕기 > 그런데 댓글은 뉴스에 대한 뉴스 소비자의 의견이고, 공론장으로 평가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민주주의의 전통이 깊은 국가들에서 오히려 댓글을 제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니 이유가 궁금하네요.

◆ 김수영 > 댓글을 막거나 제한한 해외 언론사들은 그 이유를 '토론을 보다 건설적인 방향으로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댓글을 무제한으로 열어두는 것이 건강한 공론장을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최근 카카오가 연예 뉴스 댓글 폐지를 결정하면서 말했던 이유도 비슷한데요.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시작은 건강한 공론장을 마련한다는 목적이었으나 지금은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댓글 제한결정에 대해 가디언의 독자 담당 주필도 "토론이 모욕적인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는데요. 가디언이 자사 온라인 사이트에 남겨진 7천만 개의 댓글을 분석한 결과 여성과 소수집단에 대한 혐오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거예요.

(사진=뉴욕타임즈 홈페이지 캡쳐)

 

댓글 창은 유지하더라도 사전 검토를 거쳐 댓글을 일반에 노출하는 언론사들도 많은데요.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와 영국 공영방송 BBC는 자체 규정에 따라 댓글을 검토한 뒤 혐오 표현 등을 걸러낸 댓글만 게시하고 있어요.

일부 기사에만 댓글을 허용하는 언론사들도 있는데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인종과 이민 등 논쟁을 초래할만한 기사에는 댓글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 김덕기 >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댓글 작성에 일정한 제약을 둔다는 것인데요. 악플을 제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 않나요?

◆ 김수영 > 카카오가 연예 뉴스에 대한 댓글을 폐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 했을때 이런 조치가 확산될 경우 표현의 자유와 공론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유력 언론 연구 기관인 미국 하버드대의 '니먼랩'이 댓글을 없앤 언론사들의 담당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보니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해당 언론사들은 댓글을 없앴지만 독자의견란이나 SNS를 통해 독자들이 의견을 개진할 공간을 더 넓혔는데 로이터 등 댓글을 없앤 언론사들은 공통적으로 독자들의 참여가 더 늘었다며 이런 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댓글 허용 여부와 댓글에 대한 관리는 나라별·문화별 특성, 언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댓글 허용 자체가 곧 표현의 자유와 공론장 허용이라는 공식에 대해 우리 사회가 치열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김덕기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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