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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日변련 부회장 "징용 판결 日서도 옳다는 공감대"… 28년 전 이낙연 인터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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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1974년 일본으로… 1990년 사법고시 합격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키나와로 가 직접 인터뷰
"법리적으로는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이 합당하다고 생각"
"정치 문제가 돼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느껴"
"개인의 인권 먼저 보호하고 정치적으로 해결할 방법 찾았으면"

23일 일본 도쿄의 주일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재일동포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한 일본변호사연합회 백승호 부회장. (사진=공동취재단)

 

외국인 최초로 일본 최대 변호사 단체인 일본변호사연합회(일변련) 부회장이 된 백승호 부회장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법리적으로는 합당한 판결이고, 일본(법조계)에서도 이같은 공감대는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그가 일본 사법고시에 합격하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키나와까지 가 직접 인터뷰를 한 인연도 갖고 있다.

취재진은 지난 23일 일본 도쿄 주일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재일동포 초청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백 부회장을 만났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 교통사고로 한 쪽 팔을 잃었다. 12살 때인 1974년 가족들과 함께 일본으로 와 오키나와 류큐대 법문학부를 졸업하고, 1990년에는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당시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이었던 이낙연 총리는 그를 직접 만나기 위해 오키나와로 가 인터뷰했다고 한다. 해당 기사는 1991년 2월 신문 1개 면에 걸쳐 실렸다.

백 부회장은 "오키나와는 (과거 류큐 왕국이었다가 일본에 합병됐기 때문에) 일본과 문화가 다른 점이 많았다"며 "어떻게 보면 (일본에서) 한국인과 비슷한 (차별)대우를 받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같은 피해자라고 받아들였고, 차별을 받지는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후 효고 현 변호사협회에서 활동하다 올해 3월 추천을 받아 회원이 4만명이 넘는 일변련의 부회장이 됐다. 외국 국적자가 부회장 자리에 오른 것은 백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당시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가 일본변호사연합회 백승호 부회장의 사법고시 합격 직후 그를 인터뷰한 1991년 2월 12일자 동아일보 기사.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백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해 "개인적인 입장임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법리적으로는 합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본 변호사들 중에도 관련 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얘기를 나눠 보면 강제징용이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곤 한다"며 "법률가 입장으로서는 대법원 판결이 타당하지 않느냐는 것이 관련 연구를 하는 변호사들의 결론이다"고도 말했다.

다만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당사자들이나 관여한 사람들의 몫인데, 정치 문제가 돼 있어서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느낀다"고 덧붙였다.

1965년 청구권협정이 맺어졌지만 개인청구권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법리적으로는 큰 이견이 없지만, 이것이 정치 문제가 됐기 때문에 해결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다.

백 부회장은 "서운한 감이 있다"며 "일본 대기업들이 돈이 없어 배상금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닌데, 정부 차원에서 이를 막고 있다는 상황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저 개인의 인권을 옹호(보호)한 다음 정치적으로 해결해 나갈 방법이 없는지를 생각해줬으면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그는 이낙연 총리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 기사가 내게 큰 힘이 됐다. 합격했을 때 크게 기사를 써 주셨는데, 나쁜 일로 언론에 이름이 나오면 안 되지 않나 하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이렇게 이 총리와 다시 만나서 영광이라 생각하고, 이제부터 할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며 웃음지었다.

이 총리도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특파원 때 오키나와까지 출장을 가서 기사를 썼는데, 비행기값을 빼기 위해서 기사를 길게 썼다"며 "거물이 되시리라 생각은 했는데 생각보다 더 위대해지셨다. 기사를 더 크게 쓸 걸 그랬다는 후회를 한다"며 유머를 곁들여 백 부회장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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