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완화기류 등으로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화되면서 소비자심리가 2개월째 개선세를 보였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7년여만에 최저치를 나타내 저물가 고착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6으로 전월대비 1.7p 상승했다. 지난 4월 101.6이던 CCSI는 8월 92.5까지 4개월 내리 하락한 뒤 9월(96.9)부터 2개월 연속 올랐다.
CCSI는 17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현재 및 향후 경기, 현재 및 향후 생활형편, 향후 가계수입 및 지출 등 6개 지수를 추출해 산출한다. 장기평균치(2003~2018년)를 기준값 100으로 하고 산출값이 100보다 크면 소비자심리가 낙관적, 반대면 비관적이라고 해석한다. 조사는 전국 2000여 가구 대상 설문으로 실시된다.
한은은 10월 CCSI에 대해 미중 무역협상 진전, 주가 상승, 고용률 등 경기지표 개선의 영향으로 경기 및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화된 결과라고 밝혔다.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은 현재 형편이 6개월 전보다 나빠지지 않았고, 6개월 뒤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했다. 6개월 전 대비 현재생활형편CSI(92), 가계수입전망CSI(97)는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6개월 뒤 생활형편전망CSI(93)와 소비지출전망CSI(108)는 전월 대비 각각 1p와 2p 상승했다.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은 6개월 전보다 현재가 나아졌으며, 6개월 뒤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나타났다. 현재경기판단CSI(72)은 전월 대비 4p 올랐다. 또 향후경기전망CSI(77), 취업기회전망CSI(81), 금리수준전망CSI(87)은 모두 전월에 비해 2p 상승했다.
가계 저축 및 부채상황에 대한 인식에서는 6개월 전 대비 현재상황인 현재가계저축CSI(93)는 전월대비 1p 상승하고 현재가계부채CSI(100)는 전월과 같았다. 6개월 뒤 전망치인 가계저축전망CSI(94)과 가계부채전망CSI(99)는 모두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 인식은 저물가 지속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의미하는 물가수준전망CSI(132)는 전월대비 2p 하락했다. 9월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4%를 기록하는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한은은 해석했다.
특히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1.8%),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1.7%)도 모두 전월대비 0.1%p 하락하면서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은에 따르면 물가상승률 인식은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13년 1월 이후,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해당 조사가 통계로 잡히기 시작한 2002년 2월 이후 각각 최저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13년부터 조사방식이 변경됐으나, 그때부터 따져도 역시 최저치다.
이밖에 1년 후를 전망하는 주택가격전망CSI(115)는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 지속 등의 영향으로 전월대비 6p 상승한 반면, 임금수준전망CSI(117)는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