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본청 국기게양대 앞에서 자유한국당 외교안보 정책비전 '민평론'을 발표하고 있는 황교안 대표. 이날 국회에 스페인 국왕이 방문하면서 한쪽에 스페인 국기도 걸려 있는 모습이다. (사진=김광일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4일 당의 외교안보 정책비전을 발표했다. 국민 중심 평화론이라는 뜻의 '민평론'을 내세워 문재인 정부 정책에 각을 세웠다. 미국과의 핵 공유와 북한 '주적' 개념을 복원하는 방안 등이 담겼지만 전에 없던 새로운 담론은 없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국기게양대 앞에 섰다. 그의 앞에는 당 소속 의원과 관계자, 취재진 등 100여명이 늘어섰다. 뒤에 세워진 300인치 대형 스크린에는 프레젠테이션 화면이 띄워졌다. '자유와 평화의 G5(주요 5개국)를 향하여'라고 적힌 현수막도 걸렸다.
황 대표가 소개한 민평론은 △완전한 북핵 폐기 △강력한 한미동맹 복원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평화통일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토대로 2030년까지 G5에, 2050년까지는 통일 대한민국을 G2로 진입시키겠다는 희망이 담겼다.
안보정책으로는 "한미 간 핵 공유 협정을 체결하고 연합군사훈련을 조속히 복원하겠다", "상호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남북군사합의를 이루겠다", "충분한 자주국방 역량 갖춘 뒤 북핵 폐기에 맞춰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등의 방안이 담겼다. 또 국방백서에 북한이 주적이라는 개념을 다시 넣겠다고 했다.
(사진=김광일 기자)
외교정책으로는 "미국과의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을 복원하겠다", "미국 추진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하겠다", "상호호혜적인 당당한 한중관계 구축하겠다",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철회하겠다"라고 공언했다.
황 대표는 "대한민국의 운명은 바람 앞 촛불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손아귀에 들어가기 직전"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가짜 평화를 넘어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진짜 평화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미동맹 강화에 따라 중국 반발이 예상된다는 기자 질문에는 "해당 국가와 충분히 협의하겠다"면서도 "하지만 중심은 우리 국익과 생명, 안전이다. 국익 중심의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용기 당 정책위의장은 "핵 문제에 있어서 전술핵 배치를 비롯해 방법론은 검토해야겠지만 한미 간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며 "세계 평화의 중심이자 축이 되는 한미동맹을 발전시켜야겠다는 비전을 황 대표가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민평론 발표 직후 한국당은 군가 '아리랑 겨레'를 배경음악으로 틀었다. 이때 태극기가 띄워진 대형 스크린이 양쪽으로 갈라졌고 황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부는 가슴에 손을 올렸다. 황 대표는 "나누어진 나라가 태극기 아래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나라 만들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말도의 해병대 2사단 소초를 헬기 편으로 찾는다. 이곳에서 남북한 영토 관할권 논란이 제기된 함박도를 육안 시찰하고 브리핑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