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경제협력 상징 중 하나인 금강산 관광단지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가운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준비하던 현대아산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23일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현지지도하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금강산옥류관 등 남측 시설을 순시한 뒤 이같이 밝혔다.
현재 북한에 동결돼 있는 우리측 민간 자산은 호텔 3개동과 부두, 직원숙소동, 휴게시설 등이다.
물 위에 떠 있는 해금강 호텔을 비롯해 이산가족면회장소로 쓰였던 금강산.외금강 호텔은 현대가 북한 시설물을 임대해 리모델링했다.
기념품샵과 푸드코트가 들어서 있는 휴게시설인 온정각도 현대아산측 시설이다.
현대측은 금강산 관광에 모두 7천670억(사업권 5천597억, 시설투자 2천268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살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11년 넘게 중단되면서 매출 손실은 1조 6000억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2천100억 감소했다.
금강산 관광을 담당하는 현대아산 직원도 관광 중단 전까지 1천84명에 달했지만 현재는 169명으로 줄어들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협 테스크포스팀을 가동하며 남북 경협 사업 재개에 힘써왔다.
같은해 11월에는 현대아산 창립 20주년 및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 기념 남북금강산 현지에서 열린 남북공동행사에 현정은 회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현 회장은 "금강산관광은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 현대와 아태의 희생과 노력의 결과"라고 강조하면서 "현대그룹은 하늘이 맺어준 북측과의 인연을 민족 화해와 공동번영의 필연으로 만들겠다는 사명감과 소명 의식을 갖고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히 나아가겠다"며 사업 재개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준비하던 현대아산측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관광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보도에 당혹스럽지만 차분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