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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만난 기재차관 "WTO 개도국 지위, 고민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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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분야만 예외적 특혜 인정받아와…하지만 우리 경제 위상 높아져"
개도국 지위 포기로 '가닥' …쌀 수입 규제 완화 등 농업계 강력 반발 불가피

 

NOCUTBIZ
기획재정부 김용범 제1차관은 22일 WTO(세계무역기구)내 한국 지위와 관련해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관합동 농업계 간담회에서 "개도국 특혜는 향후 국내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차관은 "우리나라는 19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을 계기로 농업 분야에서만 예외적으로 개도국 특혜를 인정받아왔다"며 "하지만 지금은 당시에 비해 우리 경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계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듣고 최대한 고려해 신중하게 정부 입장 마련을 검토 중"이라며 "농업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부 입장 결정에 참고할 사항이 있는지를 점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개도국 특혜 이슈는 올해초부터 WTO 개혁 과제로 논의 중인 사안으로, 미국측에서 중국과 한국 등의 개도국 지위 포기를 요구하며 이달 23일까지 결정하라고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농림부와 산업부는 이달 10일과 17일에 각각 관계부처·농업인 대표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도 기재부를 비롯해 농림부와 산업부 관계자,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농업인측에선 한국농축산연합회·한국농업인단체연합·축산관련단체협의회·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이르면 25일쯤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쌀 직불금 등 농업보조금과 농산물 수입 규제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농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김 차관의 모두발언 이후 간담회의 비공개 진행 여부를 놓고 농업계가 "기자들을 내보내지 말라"고 반대하면서 당장 마찰이 빚어졌다.

이에 김 차관은 "공개를 전제로 하면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해 피상적인 얘기밖에 할 수 없다"면서 "간담회를 공개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러분들이 돌아가시겠다고 해도 딱히 잡을 입장은 아니다"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신경전 끝에 당초 예정보다 40분쯤 지나 간담회가 시작됐지만, 일부 농민단체 대표는 언론 비공개에 반발하며 결국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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