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유한국당 주최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 가 열리고 있다.(사진=황진환기자)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는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제10차 검찰개혁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팻말과 노란 풍선을 높이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뒤 첫 주말인 19일 서울 도심에서는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반면 조 전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두고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는 시민들도 집회를 이어갔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국회의사당 정문 맞은 편에서 '제10차 촛불문화제'를 연다. 서초동에서 열렸던 집회에 이은 '시즌 2' 성격의 촛불 집회다.
오후 1시 무렵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2·3번 출구 인근에는 '설치하라 공수처! 응답하라 국회!'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시민들이 무대 앞 4차로를 하나둘 채우는 모습이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가족부터, 손을 꼭 잡은 중년 부부까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모두 함께 아리랑'이라고 쓰인 노란 풍선을 든 채 "검찰 개혁하라", "공수처 설치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강원 인제에서 아침 7시에 출발했다는 최상홍(57) 씨는 "조 장관이 사퇴한 뒤 화가 나고 울분도 터졌지만, 우리 국민들이 대신해서 국회를 향해 검찰 개혁 외침을 이어가고 싶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차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부근에서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자유연대 등 보수를 표방하는 단체들은 오후 2시부터 시민연대 집회와 반대 성격인 '애국함성문화제'를 개최하고 "문재인 탄핵", "조국 구속", "정경심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다.
양측의 집회가 불과 몇 m 떨어지지 않은 채 열리는 탓에 곳곳에서 참가자 간에 고성도 오갔다. 본 집회에 앞서 양측이 크게 틀어둔 음악 소리에 스피커를 돌리라며 항의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오후 2시 40분께는 양측 모두 스피커 음악을 끈 채 서로를 향해 "우리 함께 동시에 일어서서 저쪽을 쓸어버리자", "저 빨갱이들이 폭동 짓을 하려고 한다"며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있었다.
국회의사당역 개찰구 앞에는 집회 참가자 간 혼선과 혹시 모를 갈등을 막기 위해 '적폐청산 의열행동본부 2·3번 출구 이용', '자유연대 4번 출구 이용'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광화문 일대에서는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국민의 명령, 국정 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경제·안보 분야 등 정부의 정책 대전환을 끌어내겠다는 취지라고 한국당은 밝혔다.
우리공화당도 이날 오후 서울역 광장 앞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어 "분노한 국민에게 타협은 없다"며 조 전 장관과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공수처법을 '좌파 독재법'으로 규정하고 세종문화회관 앞까지 행진도 했다.
늦은 오후까지 조 전 장관과 검찰개혁 이슈를 둘러싼 '찬반 집회'는 이어질 예정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은 오후 6시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 참여 문화제를 한다.
반(反) 대한민국세력축출연대, 나라지킴이 고교연합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은 광화문에서 여의도로 이동한 뒤 오후 5시부터 '맞불 집회'에 가세할 예정이다.
경찰은 혹시 모를 사태를 방지하고자 광화문 일대와 여의도, 서초동 등에 약 129개 중대, 8천여명의 경비병력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