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KEB하나은행이 대규모 원금 손실로 논란이 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를 앞두고 관련 전산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은 검찰 고발을 검토중이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금감원이 DLF 사태 관련 KEB하나은행 현장 검사를 갔을 때 전산 자료를 삭제했다고 한다. 포렌식 복구를 해보니 얼마나 삭제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은행 담당 임원인 김동성 부원장보는 "포렌식 요원을 투입해서 복구 중이고 아직 퍼센트나 건수를 정확히 말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답했다.
지 의원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DLF 관련 자료 삭제 정황은 금감원이 최근 중간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나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에 착수했을 때 파악됐다.
삭제된 자료는 금감원 검사에 대비하기 위해 열린 내부 회의 자료, 판매 관련 통계자료 등이다. 삭제 시점은 금감원이 합동검사에 착수하기 직전인 지난 8월 초다.
지 의원은 "이를 조직적으로 삭제했다면 불완전판매를 감추기 위해 검사를 방해했을 뿐 아니라 사건을 무력화하기 위한 범죄 행위"이라면서 "엄중하게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조직적으로 삭제한 것과 관련 "그 부분에 대해 검사를 하고 있고 법률 검토도 하고 있다"면서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때도 관련 자료를 삭제했고, 금감원은 금융보안원의 도움을 받아 하나은행의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이를 복원해 비리를 밝혀냈다.
하나은행은 이에 대해 "DLF 가입 고객 전산자료를 지운 게 아니며 내부 검토용 자료만 삭제한 것"이라면서 "자체 현황 파악을 위해 내부검토용으로 작성한 자료를 보관할 필요가 없어 삭제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금감원 검사 계획이 확정 발표되기 전에 이미 지운 것"이라며 "진행중인 금감원 검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