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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촛불' 또 거리 덮었다…"조국 수호, 檢 개혁"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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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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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역 사거리 덮은 '검찰개혁' 촛불
사회자 "300만 촛불, 서초대로 꽉 채워"…아직 추산치 발표 안 돼
주최 측 "검찰의 정치개입, 대통령 인사권과 입법부 권한 침범"
"한국당도 조국 만큼 뒤져라" 구호도
일부는 "檢 지나치지만…조국 수사 결과 차분히 지켜봐야"
정치의 '갈등 조정' 기능 상실 우려도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대로에서 열린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외치고 있다. 이한형기자

 

"우리가 조국이다! 정치검찰 물러가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가 검찰에 재소환 된 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인근에서는 조 장관을 지지하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울려 퍼졌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은 지난 주말에 이어 이날에도 대규모 '서초동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이미 대검 앞 대로를 가득 채운 인파는 오후 6시 본행사가 시작될 때 즈음엔 서초역 사거리를 덮었다.

이번 집회는 검찰청 앞 대로를 중심으로만 이뤄졌던 지난번과 달리 네 방향에서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초경찰서 앞에서부터 예술의전당까지 이르는 반포대로와 강남역~내방역을 잇는 서초대로에는 어둠이 깔리자 수많은 촛불이 빛을 발했다.

중앙 무대에 선 사회자의 구호에 따라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이라고 적힌 노란색 손팻말이 파도처럼 일렁였다. 사회자는 참석자수가 300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정확한 추산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조국 규탄 광화문 집회'와 비교되는 숫자 경쟁이 부각될 경우 집회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 전인 9월28일 '서초동 집회' 주최 측은 참석자를 200만 명으로, 이틀 전 '광화문 집회' 주최 측은 300만 명으로 추산한 바 있다.

서초동 집회 주최 측은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조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 전 검찰의 정치개입은 대통령 인사권과 입법부의 권한을 침범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전 대대적인 압수수색은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검찰을 비판했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 인근에 설치된 경찰 펜스를 사이에 두고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아래)와 '조국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한형기자

 

오후 6시 본행사는 '서울대 민주동문회 성명서' 발표와 함께 시작됐다. 해당 동문회의 회원이라고 밝힌 한 인사는 중앙 연단에 올라 "민주정부가 들어서니 사냥개 검찰이 자기들의 왕국을 만들기 위해 대통령의 정당한 인사권도 깔아뭉개려 들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이름을 '잔당'이라고 표현하며 검찰청을 향해 "평검사 여러분들, 잘 들으시라. 이 잔당 무리들이 다시 권력을 잡으면 검찰은 다시 사냥개 신세로 전락한다. 당신들을 위해서도 검찰 개혁,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함성으로 호응했다. 성명서 발표 후 교수, 해외동포, 일반시민 등 각계각층 인사들의 검찰 비판 발언과 공연 등이 이어지고 있다.

거리에 자리를 펴고 앉은 시민들도 연단에 오른 인사들과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초등학생 딸의 손을 잡고 거리로 나온 신모(48)씨는 "검찰 권력이 한 가정을 완전히 파괴시켰다"며 "이건 법무부 장관을 떠나서 나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검찰은 해체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도 신씨는 "표창장 문제 등을 갖고 검찰 특수부가 그렇게 많이 매달리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공평하지 않다"고 했다.

친구들과 함께 집회에 나온 학생 김모(23)씨도 "검찰이 조 장관 관련 수사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인권까지 건드리고 가족까지 파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대로에서 열린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수호를 외치고있다. 이한형기자

 

검찰이 조 장관 관련 수사만큼 한국당 주요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샅샅이) 뒤져라"라는 구호로 터져 나왔다.

검찰의 행태는 못마땅하지만, 조 장관 관련 수사를 차분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양모(62)씨는 우선 "지금까지 조 장관과 직접 관련된 범죄가 명확하게 나온 게 없지 않느냐"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의 정치공세가 너무 심하다. 검찰도 한국당 핵심인사에게 수사 내용을 보고한다는 의심을 지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 수호'라고 쓰인 손팻말을 가리키며 "만약 수사 결과 조 장관의 범죄가 확정되면 여기서 조국 이름을 빼야 할 것"이라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차분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초동 집회를 바라보며 정치의 '갈등 조정 기능 상실'을 우려하는 이도 있었다.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정모(82)씨는 "나는 여야 누구편도 아니다. 둘 다 똑같은 것 같다"며 "이렇게 나라가 두 쪽이 나서 어떻게 하느냐. 길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경찰들은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해 집회 시작 전부터 대검 입구를 수 겹으로 둘러쌌다. 이번 집회에는 경찰 88개 중대 5000여 명이 배치됐다. 서초역 사거리는 차가 다닐 수 없도록 통제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주최 측은 평화집회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한편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자유연대는 오후 5시부터 '서초동 집회' 현장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주최측 추산 5000명이 모인 가운데, 이들은 "국민의 명령이다. 조국을 구속하라"라는 정반대의 구호를 외쳤다.

자유연대 이희범 대표는 "조국을 지키려고 하는 이들을 우리가 끝장 낼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키자"라고 외쳤다. 이들과 서초동 집회 현장 사이에는 경찰의 바리케이트가 설치돼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매주 서울역 인근에서 태극기 집회를 이어왔던 우리공화당도 이날은 서울 서초구 성모병원 앞에서 낮 12시30분부터 '조국 구속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30만 명이 참여했다고 자체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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