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냉천(사진=독자제보)
제18호 태풍 '미탁'이 지나가며 많은 비는 뿌린 경북 동해안 지역은 인명사고와 침수, 긴급대피 등 피해가 속출했다.
대구지방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1일 0시부터 3일 오전 7시 현재까지 울진에 556.1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또, 영덕 38.52mm, 포항 322.3mm, 경주 199mm의 강수량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비가 집중된 2일에는 울진 279.8mm, 영덕 260.6mm, 포항 233.3mm 등 200mm넘는 '물폭탄'이 쏟아졌고, 특히, 울진은 2일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동안 90.2mm의 기록적 강수를 나타냈다.
포항 흥해 곡강(사진=독자제보)
이같은 집중호우로 인명피해도 속출했다.
지난 3일 새벽 12시쯤 포항시 흥해읍 금장리에서 이 모(72·여)씨가 한천이 범람하며 도랑에 휩쓸리며 숨졌다.
새벽 1시 16분쯤에는 영덕군 축산면 A(66)씨의 집이 무너지면서 A씨 아내 B(59)씨가 매몰돼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다.
이어 포항시 북구 기북면 대곡리에서는 폭우로 주택이 쓰러지면서 부부가 매몰돼 부인 박 모(69)씨는 구조했지만 김 모(72)씨는 현재 수색중이다.
2일 오후 9시 50분쯤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 계곡에서 승용차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하류로 떠내려갔다.
출동한 119소방대가 차량은 발견했지만 운전자 정 모(72)씨는 찾지 못해 수색중이다.
이번 태풍으로 도로가 유실되고, 주택 침수와 산사태 우려 등으로 마을회관과 경노당, 친척접 등으로 피신했다.
포항 영일만 산업도로 흥해 곡강리 구간 200m, 경주시 외동읍 국도 7호선 냉천터널 사면 20여m, 울진군 울진읍 온양리 국도 7호선 도로사면 150m 구간 등이 유실되거나 침수돼 통제됐다.
3일 새벽 1시 30분쯤 영덕 강구시장 70여 가구와 오포 2리 100여 가구, 오포 3리 30여 가구, 영덕시장 인근 70여 가구가 침수됐다.
포항 흥해 곡강(사진=독자 제보)
이로 인해 주민 대피도 잇따랐다.
울진군 울진읍 읍내 3리에서는 3일 새벽 12시 30분쯤 하천 범람이 우려돼 500여 가구가 군민체육센터 등으로 대피했고, 울진군 평해읍에서는 300여 가구가 평해읍복지회관으로 대피했다.
포항시 중앙동 18가구 50여명의 주민이 산사태 우려로 친척집과 경로당으로 대피하는 등 청하면과 신광면, 용흥동, 환여동, 여남동, 대송면 등에서 산사태와 하천범람이 우려돼 120여명이 대피했다.
포항에서는 이번 태풍으로 주택 29, 시설 23, 도로 27 등 83건의 침수피해를 입었고, 용흥동 등 산사태 3건이 발생했다.
2일 오후 3시쯤에는 포항시 남구 송도동에서는 한 변압기에 벼락이 떨어져 주변 지역이 1시간 동안 정전됐다가 복구됐다.
3일 새벽 12시 1분쯤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교 마을도로 유실에 따른 전주 2개가 도개돼 복구중이다.
서울을 출발해 2일 밤 11시10분 포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KTX 제471호 열차가 선로 침수로 포항역 진입이 어려워 신경주으로 갔다.
포항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지난 2일부터 운항이 통제돼 오는 5일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며, 포항과 영덕 등 동해안 항·포구에는 선박 3천여척이 대피했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경북 동해안은 오늘 낮까지 5~30mm가량이, 울진과 영덕의 경우 밤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진 만큼, 시설물관리에 각별히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경북동해안 지역에 내려졌던 태풍경보는 3일 오전 7시를 기해 해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