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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창업 붐, 한국판 스티브잡스 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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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창업특강 문전성시
취업난 속 창업 도전자 많아져
세종대 캠퍼스타운 입주경쟁률 10:1
서울시, 4개 대학에 100억씩 창업 마중물
창업클러스터 조성시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클라우드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공용PC의 출력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대학가에서 호평을 받고있는 캠퍼스 솔루션 기업 '보바'의 양세영 대표(왼쪽)와 직원들.

 

NOCUTBIZ
세종대학교에서는 창업전공 수업 외에도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창업 특강'을 올해만 10차례나 진행했다. 특강 때마다 구름처럼 학생들이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창업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특강과 별도로 변리사, 엑셀러레이터, 벤처투자자, 소프트웨어 및 경영학 전공 교수 등이 참여하는 멘토링 교육도 1학기 때에만 150차례나 열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실제로 창업을 행동에 옮기는 학생들도 많다고 한다.

'세종바이오텍'라는 이름의 스타트업도 그 하나다. 이 학교 식품공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최은혜 대표가 2017년 창업한 기업으로, 구기자를 원료로한 특허공법으로 기능성 마스크팩, 비누 등을 만들어 백화점 등에 납품해 지난해 76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최대표 아래 CTO(최고기술경영자)에 식품공학과 심순미 교수가 이름을 올린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제자와 교수가 의기투합해 기업을 일군 케이스다.

이 대학 창업지원센터에서도 이 회사에 창업공간을 내주는 한편 마케팅, 유통, 펀딩 등 여러 면에서 도움을 줬다.

세종바이오텍(대표 최은혜, 왼쪽) 임직원들이 자사 제품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했다.

 

창업지원센터장 송진우 교수는 "학생들의 창업 마인드가 바뀌어가고 있다"며 "과거 대학가에선 창업은 어렵다, 망하면 끝이다, 이런 생각을 했었다면 지금은 어차피 취업이 어려우니 실패하더라도 창업에 도전해 보려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 전 스스로 벤처기업을 일궈본 창업 선배이기도 한 그는 "학교에서 소프트웨어나 인공지능 등을 강조하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의무화한 것도 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창업에 도전하는 동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도 했다.

이 학교는 이런 방식으로 재작년부터 30개의 스타트업에 창업지원을 해오고있고, 올해도 예비창업팀 16개를 육성중이다.

올해는 서울시로부터 4년간 100억원을 지원받는 '캠퍼스타운' 이라는 이름의 창업지원 사업을 유치해 더 많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융합해 청년들을 키우고 그 청년들의 에너지로 다시 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창업지원사업으로 2017년 서울시가 처음 도입한 창업정책이다.

그 동안 고려대에서 이 사업을 실험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세종대와 광운대, 중앙대 등 4개 학교로 대상을 확대해 추진중이다.

세종대는 지난 2년간 준비를 거쳐 이 캠퍼스타운에 입주할 스타트업을 최근 공모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10개 스타트업 모집에 103명의 지원자가 몰렸기 때문.

선정 과정에 참여한 세종대 캠퍼스타운 사업단 김아현 사무국장은 "좋은 조건이라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10:1의 경쟁률을 넘어설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며 "경쟁자들 간에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일 정도로 선정 과정이 아주 치열했다"고 귀띔했다.

최종적으로 선발된 10개 (예비)스타트업 가운데 '보바'라는 이름의 회사의 경우 혁신적인 서비스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내면 바로' 출력물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보바'라 이름 지은 이 회사는 공용 PC를 활용한 대학가 인쇄물 출력 시간이 평균 4분 20초나 되는 불편함에서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이 회사 양세영 대표(신문방송학과 4학년)는 "어플리케이션만 깔면 클라우드 프린팅 기술로 가장 가까운 키오스크에서 20초안에 출력물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지원금과 개인 투자금 등 1억원 가까이 자금을 확보한 이 회사는 국내 대학 15곳과 서비스 약정을 잠정적으로 맺은 상태다.

캠퍼스타운에 입주하면 더욱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어 앞으로는 아시아국가들의 대학가로도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해 창업공간으로 만든 세종대 캠퍼스타운 내 가온누리 조감도

 

실제로 캠퍼스타운에 입주하면 창업 공간은 물론 주거 공간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또 소정의 지원금과 제품(서비스) 전시회 등 마케팅 및 홍보에서도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점들도 있다. 입주 스타트업은 이런 혜택을 최장 2년 동안 제공받는다.

서울시는 캠퍼스타운 사업을 통해 대학생들의 창업 기회 확대 외에도 대학주변 지역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창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지면 이 지역이 창업 클러스터로 발전하고,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는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성공한 IT기업들이 생겨난 이후 인접 도시 산호세가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거대 경제공동체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사례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52개 대학이 들어서 있는 서울시도 2025년까지 캠퍼스타운을 10개로 늘리는 등 서울을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발돋움시킨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는 당장 내년부터는 이 캠퍼스타운 입주 스타트업들에게 '실질적인' 창업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는 계획이다.

서울시 조인동 경제정책실장은 "실제 창업해 영업중인 경험자들이나 창업에 전문화된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등을 창업팀과 매칭해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 실장은 이어 "창업자와 대학간 서로 배우고 익히고 정보를 교류하는 장을 제공하기 위해 내년 1분기까지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아이디어간 융합이 일어날 수 있는 캠퍼스타운 페스티벌을 해마다 개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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