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아이돌학교'(사진=연합뉴스)
'프로듀스 X 101'(프듀X)에서 촉발된 경찰의 투표수 조작 의혹 수사가 엠넷(Mnet)의 또다른 오디션 경연 프로그램인 '아이돌학교'로까지 확대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1일 '아이돌학교' 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아이돌학교'는 2017년 방송된 오디션 경연 프로그램이다. 앞서 '아이돌학교' 시청자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는 최종회에서 투표수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진상위는 '아이돌학교' 방송 당시 데뷔가 유력하던 연습생들에게 보낸 투표수가 팬들 사이에서만 약 5000표로 인증됐지만, 실제 제작진이 공개한 문자 투표수는 이에 못 미치는 2700표 정도였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으로 현재까지 수사망에 오른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은 '프듀X'를 포함한 프로듀스 전체 시즌(1~4시즌)과 아이돌학교 등 5개로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듀스 시즌 1~4 모두에 대해 원본데이터 자료를 확보해 분석중"이라며 "복수의 관계자들을 입건한 상태다. 일부는 이미 소환했지만 자료 분석이 끝나면 제작진 등 (필요한) 분들을 소환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프듀X 조작 의혹은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 데뷔 주자로 점쳐진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조에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여기에 1위부터 20위까지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가 모두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팬들은 진상규명을 촉구했고,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까지 나서 엠넷을 비판했다. 의혹이 확산되자 엠넷은 지난달 26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금까지 서울 상암동 CJ ENM 사무실과 문자 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등을 2차례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압수한 제작진의 휴대전화에서는 투표 조작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녹음 파일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