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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석모도 미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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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새 9곳으로 확산…감염 경로는 아직도 미궁 속으로
인천 석모도의 7번째 확진 농가, 기존 유력 가설 대부분 적용 안돼

돼지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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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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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9일 사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농장이 9곳으로 늘었지만 감염 및 전파 경로는 여전히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7번째 농가의 역학 상황이 기존의 유력한 감염 가설과 정면으로 배치돼 광범위한 전염 경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전날 오후에 ASF 의심 신고가 된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돼지농장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ASF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보다 앞서 26일 밤에는 인천시 강화읍 돼지농장도 정밀검사 결과 ASF로 확진됐다.

이로서 전체 확진 농가는 지난 17일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처음 확진된 지 불과 9일 만에 9곳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곳은 최근 사흘새 인천시 강화군에서 집중 발생했다.

이처럼 발생 농가가 빠르게 늘어가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감염 경로의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7번째로 확진된 강화군 삼산면 농가의 감염경로는 미궁 속에 빠져있다.

앞서 발생 농가 가운데 1~6호는 모두 농장 간에 차량이 직간접적으로 오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여러 전파 가능성 중 축산 차량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시나리오가 유력한 가설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삼산면 양돈 농가는 폐업 농가로, 돼지는 겨우 두 마리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 때문에 사료나 분뇨, 출하 등을 위한 축산 차량이 농장에 접근한 기록도 현재까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덕분에 반경 3km 내에 다른 양돈농가도 없고, 육지와는 오직 석모대교로만 연결됐기 때문에 사람을 통한 전파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또다른 유력 가설인 북한에서 내려온 야생 멧돼지를 통한 전염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 농가는 육지에 맞닿은 강화도 본섬이 아니라, 서쪽 건너편에 있는 석모도에 있기 때문에 북한 접경지역과는 거리가 멀어서 멧돼지가 접근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한탄강 등을 따라 농가가 집중 발생한데다 이들 농가들이 지하수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바이러스에 오염된 동물 사체 등이 물을 통해 전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7호 발생농가는 아예 바다에 있는 섬이기 때문에 역시 적용될 수 없는 가설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방역당국이 단순한 사람이나 야생동물을 통한 기계적 전파 외에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국대 선우선영 수의학과 겸임교수는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매개체가 없다면 바이러스가 돼지에 다가갈 수 없다"며 "차량이든 오염된 무엇이든 바이러스 오염물질이 반드시 접근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염 경로가 '미스테리'에 빠진 7호 농가에 대해서는 "인근에 관광지가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역학 조사를 해봐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외부 사람 중 위험 지역을 지났다거나, 해외에서 가져온 오염된 돈육을 요리하다 번졌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또 "다만 바람을 타고 수백 m~수 km를 이동하는 구제역 바이러스와 달리 ASF 바이러스는 멀리 이동하지 못한다"며 "원인을 다양하게 보다 보면 접촉한 매개체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대 서상희 수의학과 교수는 "'직접 접촉'이라지만, 근거리에서 호흡을 통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오염된 차량이나 매개체가 농장 인근에 감염 물질을 떨어뜨리기만 해도 전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흔히 멧돼지 등을 통해 직접 접촉해야만 전염된다고 말하는데, 근거리 내라면 호흡기를 통해 적은 양으로도 감염된다"며 "단순히 기계적 전파만 생각하지 말고, 넓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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