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합의'로 되돌림한 북핵협상…北도 호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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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 '대북 무력 불사용' 원칙도 재확인…北 안전보장 요구 염두
'하노이 노딜' 상처입은 김정은 배려 성격…긍정적 신호로 읽힐 듯
제재완화 등 구체적 언급은 없어…오늘 밤 유엔총회 연설 주목

기자 질문에 답변하는 트럼프 바라보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한미 양국 정상이 장기교착 상태인 북핵협상과 관련, 싱가포르 합의정신이 유효하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갖고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정신이 여전히 유효함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두 정상은 또 북한에 대해 무력을 행사하지 않고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기존 공약도 거듭 확인했다.

싱가포르 합의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비핵화, 미군유해 송환 등 3~4개의 주요 축으로 이뤄져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싱가포르 합의를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후속편이었지만 충격적 '노딜'(결렬)로 끝났고 이후 양국관계는 8개월여 동안 공전됐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선 하노이 회담 실패가 정치적 리더십의 손상으로 여겨졌다. 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비핵화 상응조치를 기존 '제재완화'에서 '체제안전 보장'으로 전환했다.

따라서 한미 정상이 이번에 싱가포르 합의정신을 강조한 것은 김 위원장에 대한 배려 성격과 함께 실질적으로도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에서 제재완화에 매달리는 조급함을 드러내며 약점을 잡혔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이를 놓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여 '빅딜 아니면 노딜'식으로 회담판을 깼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정치적 악재였던 '코언 청문회'를 덮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신의 외교적 치적으로서 거의 유일하게 자랑할 만한 북핵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듯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으로선 하노이의 아픔은 잊고, 성공작으로 기억하는 싱가포르 합의를 새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신호다.

아직은 말뿐인 공약이지만 '무력 불사용' 원칙을 한미 정상이 함께 재확인한 것도 의미가 작지 않다. 미국은 지난 2017년 8월 북한 정권교체, 정권붕괴, 통일가속화(흡수통일), 38선 이북 침공을 하지 않겠다는 '대북 4노(No)'를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새로운 셈법'과 관련해 보다 구체적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이날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관심사인 안전보장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연락사무소와 종전선언, 한미연합훈련 등 북한의 안보 우려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데 따른 기대와는 다른 것이다.

이날 회담에선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의 제한적 허용 같은 문제도 거론되지 않았다. 오히려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언급은 있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1시간 5분여의 회담 시간과 전체적 발언 내용 등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방산무기 판매와 방위비 분담금, 미국산 LNG 판매 등에 더 관심을 쏟은 정황이 짙다.

다만 현재 비핵화 협상은 북미 간의 문제라는 점에서 이날 회담에서 논의되거나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데에는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 북미 실무협상과 정상회담 향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리 시각으로 25일 새벽에 이뤄지는 한미 정상의 유엔총회 연설이 더 큰 참고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등 외교적으로 곤경에 처해있는 가운데 향후 대선 레이스를 감안해서라도 모종의 메시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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