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는 왜 콜로라도에 분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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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부평 2공장' 신규물량 배정
노조 "GM, 2공장에 신규물량 약속 없어"
회사 "GM은 미래계획 충실히 이행 중" 반박
콜로라도, 트래버스 등 수입 판매에 불안감↑
한국GM, 최근 쉐보레를 '수입차협회'에 등록

지난해 한국GM 부평공장에서 머리에 띠를 두른 직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박종민기자)

 

한국GM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자사 수입차량 불매운동까지 검토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불매운동은 검토 단계에서 중단됐지만 노조는 '한국GM 수입차 반대' 기조는 유지하기로 했다.

불매운동까지 부른 이번 갈등의 핵심은 '미래 물량 약속'이다. 노조는 2022년 이후 물량 배정이 없는 부평 2공장에 대해서 회사가 물량 배정은 약속하지 않고 최근 해외 생산 차량만 수입 비중을 늘려 한국에 판매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한국GM은 산업은행으로부터 8,200억 원의 국민혈세를 지급받으며 한국에서 10년 이상 공장을 유지하는 등 남기로 약속한 상황이다.

◇ 불매운동 논란까지 부른 '물량 배정'

24일 한국GM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19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한국GM 수입차 불매 운동' 추진을 논의했다.

노조가 자사 차량 불매라는 초강수까지 던지며 회사를 압박한 이유는 '물량 배정'에 있다. 회사가 생산물량은 약속하지 않고 해외 공장에서 만든 차만 수입해 팔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최근 한국GM이 수입 판매를 시작한 GM의 픽업트럭 콜로라도.

 

현재 한국GM은 총 11종의 차량을 한국에서 팔고 있다. 이중 수입 판매가 6종(임팔라, 볼트EV, 카마로, 이쿼녹스, 콜로라도, 트래버스)이고 한국 공장 생산 판매는 5종(말리부, 트랙스, 스파크, 다마스, 라보)이다.

구체적으로 국내 생산현황을 보면 '부평공장'에서 트랙스를 생산하고 있고 '부평 2공장'에선 말리부와 아베오를 만들고 있다. 이어 '창원공장'에서 스파크와 다마스, 라보를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는 2022년 이후 생산 물량이 배정되지 않은 '부평 2공장'에 대해서 회사가 물량을 약속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한국GM은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는 새로운 생산물량인 '트레일 블레이저'와 '신형 CUV'를 배정했지만 부평 2공장은 아직까지 뚜렷한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부평 2공장은 아베오 물량까지 단종될 예정이라 노조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추가 생산물량 배정이 없는 것은 곧 정리해고로 이어진다는 것이 노조의 시각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한국GM의 발전 전망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2022년 이후 (부평 2공장에) 생산물량을 줄 것인지 확답을 요구했지만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한국GM이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대형 SUV '트래버스'를 수입 판매하자 노조는 '수입차 불매운동'까지 검토한 것이다. 한국GM은 최근 쉐보레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등록하기도 했다.

노조는 "한국GM은 지난해 정부로부터 8,200억 원 자금을 받을 때만 해도 10년간 인력 정리해고 없고 공장을 유지, 발전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지금 교섭에서 이렇게 나오는 것은 국가와 국민, 노동자도 속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한국GM "회사는 미래 계획 착실히 이행 중" 반발

한국GM 회사 측은 "노조의 파업과 불매운동 검토에 유감"이며 "회사는 미래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부평 2공장에 대해서도 한국GM 회사 측은 '부평공장에서 트레일 블레이저 생산을 시작하면 트랙스 물량을 부평 2공장으로 옮길 것'이라 말하고 있다.
미국 GM 본사의 해외사업 부문 줄리안 블리셋 사장.

 


다만 회사 측도 부평 2공장에 배정할 신규 물량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결국 부평 2공장의 신규 물량 논란을 두고서 벌어진 노사 갈등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를 감행한 한국GM은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고서 기사회생했다. 산업은행은 8,200억 원 규모의 국민혈세를 분할 지급하며 한국GM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GM은 '향후 10년 이상 한국에서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합의하기도 했다.

미국 GM 본사의 줄리안 블리셋 수석부사장도 지난 6월 한국을 찾아 "10년만 있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한국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10년보다) 훨씬 긴 기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GM도 최근 창원공장에 6만 7,000㎡ 규모의 신규 도장공장을 신축하는 등 앞서 한국 시장에 약속한 대규모 투자의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는 최근 한국GM의 쉐보레 브랜드가 한국수입차협회에 가입하며 수입차 브랜드로 등록을 마쳤고 실제 수입산 차량인 콜로라도, 트래버스가 잇달아 들어오자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부평공장 본관에서 '2019 임금단체교섭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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