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 모임' 전·현직 대학 교수들이 19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3천 명이 넘는 대학 교수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54)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에 소속된 교수들 40여명은 19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장관의 교체를 촉구했다.
정교모는 18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290개 대학 교수 3396명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대학별로는 서울대(179)가 가장 많았고, 연세대(105), 경북대(105), 고려대(99) 등이 뒤를 이었다.
한 관계자는 "대학별로 대표 서명자로 나선 교수들이 온라인에 서명한 교수들의 진위 여부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다만, '대표자가 없는 학교는 어떻게 신원을 확인하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40여 명의 교수들은 '사라진 공정사회', '정의는 죽었다', '조국이 조국 망친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조 장관의 모교이자 직장인 서울대 민현식 교수는 "200명이 넘는 서울대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서명을 했다"며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지켜야 할 고위 공직자, 법조인들이 오히려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화여대 최원목 교수는 "조국 민정수석 때, 이대 입학처장이었던 사람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학생을 뽑으면 좋겠다' 한마디 한 것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며 "최소한의 직업 윤리도 갖추지 못한 사람을 개혁의 적임자라는 이유로 임명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 모임' 전·현직 대학 교수들이 19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울산대 이제봉 교수는 "(조 장관은) 학생들, 학부모들에게 커다란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누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이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며 되물었다.
정교모는 지난 13일 온라인을 통해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으로 사회정의와 윤리가 무너졌다'는 제목의 시국선언서를 내고 14일부터 장관 교체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선언서에서 "온갖 비리 의혹을 받고 있고, 부인은 자녀를 대학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까지 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교수를 국민이 법을 지키도록 선도해야 할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해 사회정의와 윤리를 무너뜨렸다"고 밝혔다.
조 장관 딸의 논문 의혹 등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연구 생활에 종사하는 교수의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것이며, 수년간 피땀을 흘려서 논문을 쓰는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교수들의 명단이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정확한 집계가 끝나지 않으면서 미뤄졌다.
사회를 맡은 전남대 이은주 교수는 "예기치 않은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방해 때문에 명단을 발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정교모 측은 "'유시민', '조국', '자한당' 등의 이름을 사용해 가짜 서명을 써내는 조직적인 공격이 있었다"며 "악의적으로 서명을 방해한 세력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교모는 다음주 후반부쯤 서명에 참여한 교수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