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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강제징용 의견서 촉구, 소송지휘 따랐을 뿐"…책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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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한상호 변호사, 두 번째 법정 출석해 증언
피고인 변호사들, 우호적 답변 안나오자 공격적 질문

제74주년 광복절인 지난달 15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가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확대이미지

 

"(김앤장이 외교부에 의견서 제출을) 추진한 게 아니라, 법원의 소송지휘를 받은겁니다."

일제 강제징용 재상고심에서 일본 기업을 대리했던 김앤장 변호사가 법원의 소송지휘에 따라 외교부 의견서를 촉구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사건 피고인 측이 소송 당사자들의 요청에 의해 정부가 의견서를 제출할 방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진술이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재판에는 한상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한 변호사는 지난달 7일에도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신문이 길어지면서 다시 소환됐다.

이날 피고인 측 변호인단이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할 때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을 추진한 바 있지 않냐"고 묻자 한 변호사는 김앤장이 주체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한 변호사는 "법원의 '소송지휘'를 받은 것이고 계속해서 그런(의견서를 요구하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소송 당사자였던 김앤장이 당시 현직 대법원장을 독대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부 의견서가 제출되도록 적극적으로 요청했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에서 책임을 법원 측에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도 해당 사건에서 외교부와 법무부가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주도한 것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중심으로 한 법원 조직이라고 보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앤장은 이후 '외교부 의견서 제출 요청서'라는 서류를 만들었고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 이를 꼼꼼히 검토했다.

한 변호사가 줄곧 방어적인 답변을 이어가자 피고인 측은 공격적인 질문으로 맞섰다.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대법원에서 사건이 소부로 갈지 전원합의체로 갈지 대법원장이 기획조정실장에게 지시해서 결정되는 사항이냐"고 물었다.

일반적인 절차를 묻는 질문임에도 고위 법관 출신인 한 변호사가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하자 변호인은 "아니지요. 왜 대답을 못합니까"라고 쏘아붙였다.

또 한 변호사가 검찰에서 '2015년 5월 임 전 차장에게 강제징용 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에 대해 들었다'고 한 진술에 대해서는 "증인 말을 제가 신뢰를 못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변호사 역시 대다수 질문에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고 범죄성이 드러나는 용어나 '김앤장'의 이름이 언급되는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승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사람이 주심 대법관이라고 생각했냐"는 질문에 "'목적 달성'이라고 듣기 불편한 말씀을 하신다"고 반박했다. 또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과 관련해 '프로젝트'라는 단어는 아무 의미가 없으니 사용하지 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 한 변호사는 검찰에서 직권남용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아직 불기소 결정 등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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