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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타짜' 박정민이 우리 시대 배우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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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타짜3' 도일출 역 배우 박정민
"연기 참 잘한다"…가장 주목받는 젊은 배우로
'타짜3' 흙수저 청년 성장담 설득력 있게 풀어내
"실망시키지 않는, 제 몫을 하는 배우로 남고파"

배우 박정민(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몇 년 사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이뤄지는 배우 인터뷰는 '라운드'라는 수식어를 달고 1(배우) 대 다수(기자) 형태로 굳어졌다. 화제를 낳는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유명 배우 인터뷰의 경우, 해당 배우 1명이 기자들 십수 명을 상대해야 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요즘 한국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배우로 꼽히는 박정민이 주연작 '타짜: 원 아이드 잭'(타짜3)과 관련해 초반 라운드 인터뷰를 마친 뒤 1대 1 인터뷰를 진행했다. 반가우면서도 다소 번거로운 길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마주한 박정민의 대답은 "훨씬 편해서요"였다.

"들이는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1대 1 인터뷰에서) 에너지 소비가 덜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웃음) 직전작 '사바하' 때도 1대 1 인터뷰를 하려 했는데, 저만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군요. 여러 주체들이 합의를 해야 하는데, 서로 안 맞았으니 어쩔 수 없었죠."

그는 "1대 1로 인터뷰를 하다보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작품 관련 이야기도 듣게 되고,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생각도 잘 정리되는 걸 느낀다"며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1대 1 인터뷰를 먼저 제안할 계획"이라고 했다.

◇ 철저한 분석보단 예민한 '직관'에 연기 무게…"정답 아닐 수도 있으니까"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타짜3'은 박정민의, 박정민에 의한, 박정민을 위한 영화라 해도 무방하다. 한껏 물오른 연기로 흙수저 청년 도일출의 험난한 성장담을 십분 납득시키는 까닭이다. 극중 그가 표현하는 말과 몸짓은 익숙하지만 진부하지 않다. 박정민의 연기가 철저한 분석보다는 예민한 직관에 무게를 뒀다고 여겨진 이유다.

"사실 하나로 정의 내리기는 힘든 것 같아요. 제가 정말 부러워하는 배우들이 지닌 능력 가운데 하나가 있습니다. 스스로 분석하고 계산한 연기를 정확하게 해내는 능력이에요. 저는 그렇지 못하거든요. 저 역시 대본 보고 준비를 많이 해 가는데, 카메라 앞에 서면 상대방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데다 이런저런 여건 때문에 계획대로 안 되더군요. 결국 카메라 앞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박정민은 "아직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계산하고 분석해 온 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잖나"라며 말을 이었다.

"앞으로 무슨 일을 겪으면서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렇게 (직관적인 연기를) 해도 괜찮네'라는 순간들이 자주 찾아오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계산대로 안 되면 '잘못한 건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건가'라는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했죠. 그런데 '정말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 다시 찍으면 된다'는 마음을 먹은 이후로는 연기할 때 자신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그는 이렇듯 직관에 기댄 자신의 태도가 이른바 '메소드 연기'로 구분되는 것을 경계했다.

"저는 메소드 연기라는 걸 잘 믿지 않아요. 그것을 완벽하게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메소드 연기는 엄청난 연습을 통해 캐릭터의 버릇, 말투까지 배우 자신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거잖아요. 제 경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의식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이 보입니다. 카메라와 각도를 맞추는 등 이런저런 크고 작은 기술이 필요해요. 그 안에서 완벽한 메소드 연기를 구현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박정민은 "단지 그 인물로서 할 수 있는 언행을 최대한 잘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일 뿐"이라며 "사실 제가 '이번에는 보다 메소드적으로 연기했습니다'라고 말하더라도 관객들이 그것을 느끼지 못하면 아무 의미도 없는 거잖나. 결국 관객들이 판단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 "나 자신보단 내 작품에 강한 자부심…어울리지 않는 선택 안 하려 애써"

배우 박정민(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정민은 '타짜3' 등에서 상업영화 주연을 맡기까지, 독립영화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 내공을 쌓아 온 배우로 평가받는다. 그는 "제 자신에 대한 자부심은 크게 없다. 다만 제가 해 온 작품들에 대한 자부심은 강하다"는 인상적인 말로 스스로 걸어 온 연기 궤적을 어필했다.

"제가 출연한 영화 흥행이 잘 되든 안 되든 매 작품마다 현장을 겪으면서 크고 작은 경험치들이 쌓입니다. 그것들을 내내 간직하고 사는 셈이죠. 배우로 살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은 물론 좋은 일들도 있었죠. 수많은 희로애락이 뒤섞여 있지만 찬찬히 되돌아보면 나름대로 잘 걸어 온 것 같아요. 저 스스로 제게 어울리지 않는 선택은 하지 않으려고, 유혹당하지 않으려고 애써 왔죠. 넘어질 뻔할 때 구해준 고마운 사람들도 떠오르네요."

현재 상영 중인 '타짜3'을 비롯해 박정민의 작품들을 되짚어보면 그가 또래 청년 세대를 대변하는 역할을 주로 맡아 왔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를 두고 박정민은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는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또래 사람들을 대변하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재밌을 것 같은 작품을 선택해요. 제가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하려고 애쓰다보니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무의식적으로 그런(이 시대 청년의 삶을 다룬) 작품에 끌리는 면이 있나'란 생각도 드네요. 작품을 통해 또래 관객들이 느끼는 게 있다면, 제 역할을 잘 해낸 거겠죠? (웃음)

그는 "관객들에게 제 몫을 하는 배우,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로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영화계 한 구석에서 뭔가 한 부분을 만들어가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건 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죠. 주변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라는 걸 잘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영화계에 필요한 존재였으면 합니다. 영화계를 기둥처럼 떠받치고 있는 선배 배우들이 있잖아요. 그 와중에 후배로서 도울 일이 있다면 돕고, 그러면서 저 스스로 기둥으로 서기 위해 항상 애쓰는 배우로 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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