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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X신들 것 좀 팔아줘"…장애인사업장 대표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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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정부 지원받는 장애인표준사업장 대표의 망언
"우리 장점은 X신들이 만드는 것…장애인은 벌이 못해"
"장애인표준사업장 지정받은 건 관공서 군대 영업 위해 "
"미안하다" 해명에도 "화나면 죽인다는 얘기도 못하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수정 기자 (CBS 심층취재팀)

◇ 김현정>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CBS 심층취재팀 오수정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해볼까요?

◆ 오수정> 김현정 앵커, 혹시 장애인 표준 사업장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 김현정> 장애인 표준 사업장, 생소한 개념인데 장애인들이 일하는 업체인가요?

◆ 오수정> 네.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고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는 사업체를 말합니다. 언뜻 들으면 장애인 친화 업체로 상상되시죠? 그런데 그러한 업체 대표가 뒤로는 장애인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제보가 있어서, 그 취재 내용을 오늘 훅뉴스 시간에 전해드리려 합니다.

◇ 김현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운영할 정도면 평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을까 싶은데 오히려 비하 발언을 했다는 건가요?

◆ 오수정> 어느 정도였는지, 먼저 들어보고 이야기를 이어가보죠.

[녹취 : A사 회장]
"저도 뭐 이제는 굶어 죽진 않으니까... 그리고 우리 뭐 장점이 있잖아? 우리 x신들이 만드는 건데.. X신들 것 좀 팔아달라고 위에다가 부탁하면은... 뭐 그거 우리가 전체 매출에 떡이나 뭐 몇 프로나 되겠어? 그거 갖고 짖어 대면은 응?"


◇ 김현정> 아니 지금 삐 소리가 있어서 잘 들릴까 싶은데... 장애인을 비하하는 비속어가 계속 나오네요? 장애인 표준 사업장 대표의 발언인 거죠?

◆ 오수정> 네 그렇습니다. 장애인 비하 발언을 쏟아내면서 이걸 '장점'이라고, 팔아달라고 하겠다는 말이에요.

◇ 김현정> 아니 어떤 업쳅니까?

◆ 오수정> 경기도에 위치한 식품업체입니다.'소떡소떡'이라고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간식이 있죠. 이 소떡소떡이 브랜드는 아니구요, 떡볶이, 어묵 이런 간식의 한 종류인데.. 이 업체는 소떡소떡을 응용한 식품을 만들고 편의점에 납품을 하던 업체입니다. 편의상 A사라고 할게요.

회장의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경기도의 한 식품제조업체.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마크가 붙어 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장애인표준사업장이니까 직원들 상당수는 장애인들일 것이고요?

◆ 오수정> 네. 업체 전 직원 28명 중에서 11명이 장애인입니다. 그런데 업체 회장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망언을 늘어놓는데, 다시 들어보시죠.

[녹취 : A사 회장]
"솔직한 얘기로 살아남으려고 장애인들 지금 12명 있어도 쟤들 그냥 돈 주고 있는 거거든. 자기 생산성을 갖고 자기 벌이를 못해요. 그래도 갖고 있는 게 이제는 내가 망하지 말아야 되겠다는 위기의식, 두 번씩이나 망해봤으니까. 내가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갖고 가는 거라고. 그런 걸 조건이 돼서 나오면 그걸로 이제 관공서에서 영업 들어가고, 군납 들어가고 군납에서도 우선 저희 우선선정이 되니까 들어가고.. 그전에 이제 충성마트 PX 쪽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사실 이걸 저희가 다 준비를 한 거라고."


◇ 김현정> 장애인들이 자기 벌이를 못한다. 그래도 내가 망하지 않기 위해서, 그러니까 관공서나 군대에 납품하기 위해서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지정받은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 맞나요?

◆ 오수정>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공공기관 장은 장애인 표준사업장에서 생산한 물품을 우선 구매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그런 혜택과는 별개로, 작업시설이나 부대시설에 소요되는 금액과 장애인 고용 장려금을 따로 지원받고도 있고요.

◇ 김현정> 이런 혜택들을 받으려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다?

◆ 오수정> 발언을 놓고 보면 그렇게 들리죠? 장애인 표준사업장 취지는 '양질의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장애인은 생산성이 없다, 벌이를 못한다고 말하는 회장은, 그 취지를 알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러운 것이죠.

◇ 김현정> 어떤 맥락에서 이런 발언들이 나온 거예요?

◆ 오수정> A사는 현재 상품 특허를 놓고 다른 업체와 분쟁 중인데, 그 상대 회사 직원과 다툼을 벌이다가,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지정될 무렵 오히려 이런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해요. 저희는 분쟁과는 관련 없이, 장애인표준사업장 대표의 발언으로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를 전해드리게 됐습니다.

◇ 김현정> 분쟁은 두 업체가 법적으로 처리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나온 장애인표준사업장 회장의 장애인 혐오 발언은 짚어볼 필요가 있죠.

◆ 오수정> 그렇습니다. A업체는 현재 상대 업체를 상대로 며칠째 집회 시위도 벌이고 있는데, 여기엔 장애인 직원들도 상당수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회장은 집회에 참여한 장애인 직원을 상대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을 또 꺼내놓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 A사 회장]
"장애인들이 가니까 기동대 난리가 나잖아. 딱 바리케이트 해가지고. 경찰들이 보니까, 휠체어 장애인들을 제일 어려워하더라고. 휠체어 장애인들에 두 사람이 붙어 있어 사고날까봐. 장애인 시위한다니까 긴장하더라고"


◇ 김현정> '경찰이 휠체어 장애인을 어려워 한다', '기동대가 난리가 난다' 저렇게 자랑하듯 말할 건 아닌 것 같은데요...

◆ 오수정> 마치 집회 시위에 방패를 삼듯 장애인 직원들을 동원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죠.

회장의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식품제조업체 전경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 직원들은 만나보셨어요?

◆ 오수정> 장애인 직원들을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는데요, 회장의 망언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없다고 하네요. 들어보시죠.

[녹취 : A사 장애인 근로자]
"(이런 사실에 대해서 알고 계셨는지는?) 저희는 몰라요. / 저도 몰라요.
(회장님에 대해서 불만은 없으셨고?) 아 불만도 없습니다. / 네 없어요."


◇ 김현정> 사실 업체 회장 아래에서 일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도 쉽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까 싶긴 하네요.

◆ 오수정> 앞서 말씀드린 집회에는 회사 외부의 한 장애인단체 소속 장애인들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업체의 요청에 따라 단체 소속 장애인들이 동원됐던 건데, 이들은 회장의 부적절한 발언들을 알았다면 집회에 참여했겠느냐고 반응하네요. 장애인단체 대표의 말입니다.

[녹취 : 장애인 단체 대표]
"연락이 와서 자기네 식구들만 가지고는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몇 명만 보내달라고 (...) 그렇게 장애인들을 이용한 거면 진짜 잘못된 거지.. 그런 소리를 내 앞에서 했으면 도와주지도 않았을 텐데 "


◇ 김현정> 알았으면 도와주지 않았을 텐데... 그랬겠죠. 이쯤 되면 A사 회장의 해명을 들어봐야겠네요.

◆ 오수정> 직접 만나 해명을 들었습니다. A업체 회장입니다.

[녹취 : A사 회장]
"사람이 화가 나면 죽인다는 얘기도 못해요? 그럼 나는 말을 했으니까 벌써 들어가야겠네.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걸 인정?) 그럼 인정하지. 근데 내가 화가 나니까 유도심문에 말려서 또 성격이 급하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미안하죠."


◇ 김현정> 대표의 말대로 화가 나서 그냥 한번 내뱉은 말인지, 아니면 실제 장애인 직원들을 부당하게 대우했는지 확인은 필요해 보이네요.

◆ 오수정> 현재까지는 부적절한 발언만이 드러났을 뿐인데, 업체 내부 운영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저희 취재가 시작되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측에서는 A업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김현정> 아셔야할 건, 정말 모범적으로 운영하시는 장애인표준사업장도 정말 많을 겁니다. 사업주와 장애인근로자 모두의 상생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니까요. 다만 제도의 이점만 빼먹고 책임은 다하지 않는 사업주가 숨어있진 않은지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하겠네요.

◆ 오수정> 네. 사업주들을 상대로 장애인 인권에 대한 교육도 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고요.

◇ 김현정> 장애인고용공단에서도 조사에 착수했다고 하니 결과도 지켜봐야겠네요. 여기까지 듣죠. 훅뉴스 오수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심층취재팀=김정훈·구용회·오수정 기자, 박지나·안승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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