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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 서울광장…"돌 깔거나 공원화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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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행사 너무 많아…시민들 밟아서 훼손되는 건 적어
유럽 미국 등 대부분 국가의 도시광장은 돌로 조성

서울광장 양잔디 위에 매트가 깔려 있다. 잔디보호용으로 깔았지만 공기유입이 원활하지 않아 행사 뒤에는 잔디가 말라죽는다. (사진=이재기 기자)

 

유지.관리에 많은 예산과 인력이 드는 서울광장 관리는 서울시 입장에서도 난제 중 난제에 속하지만 서울시가 임의로 광장의 형태나 재질을 바꾸기도 어려워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한채 14년의 세월이 훌쩍 흘렀다.

광장 관리에서 가장 어려운 건 '끊임없이 열리는 행사'로 꼽혔지만 시로서는 광장 사용허가를 내주고 행사가 끝난뒤에는 훼손된 부분을 원상복구만 할 뿐 마땅한 대안도 찾지 못하고 있다.('돈 먹는 하마' 서울광장…양잔디 '깔고 또 깔고'=CBS 9월8일자 보도 참조)

추석명절을 앞둔 9일 서울광장은 팔도에서 몰려든 특산품 판매상인들과 추석장을 보려는 시민들에 관광객들까지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10일까지 이틀동안 진행되는 '2019년 추석 농수특산물 서울장터' 행사 준비를 위해 주최측은 잔디광장 주변의 돌로 포장된 부분은 물론 광장안에 까지 행사용 부스와 구조물을 가져다 설치했다.

광장 바닥의 그나마 말라버린 누런 잔디위로는 다시 매트가 깔렸고 추석대목의 시장을 구경하려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쉴틈없이 몰려들어 잔디를 밟고 있다. 짓이겨진 잔디를 다시 수많은 발길들이 밟고 지나가면서 잔디는 오간데 없고 누런 땅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주까지도 다른 행사가 열렸던 서울광장은 이제 거대한 시장으로 탈바꿈한 듯하다.

9일 서울광장에서 추석을 맞아 전국 특산물을 판매하는 장터가 열리고 있다 (사진=이재기 기자)

 

이런 행사들이 잇따라 개최되는 통에 광장은 정말 쉴틈없이 가동된다. 관리책임만 맡고 있는 서울시 조경과와 중부녹지사업소는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치고 지나간 뒤 오염된 광장을 치우고 훼손된 잔디광장을 재단장하는 사후관리만 맡고 있을 뿐 광장운영과 관련해서는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

하지만 매번 반복되는 행사와 북새통을 겪다 보니 자연스럽게 광장 관리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서울시 A관계자는 9일 '광장 관리의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서울광장에서 개최되는 행사가 너무 많은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행사 때마다 잔디보호대나 여러가지 시설의 설치를 요구하지만 광장 전체에 설치하는 데는 비용문제도 있고 해서 한계가 있다"면서 "일반 시민들이 밟아 훼손되는 건 적다. 행사를 한번 하면 잔디가 많이 죽는다"고 설명했다.

잇따른 행사로 광장을 훼손하고 다시 복구하는 과정이 끝없이 되풀이되다 보니 관리를 맡은 입장에서도 여러가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또다른 관계자는 "광장의 넓이가 6449㎡나 되니 복구나 정비비용도 만만치 않고 관리도 쉽지만은 않다 어떤 때는 과도하게 큰 광장을 좀 줄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2005년 광장 조성 당시부터 원형 광장에는 양잔디를 심고 주변부는 돌로 포장한 채로 광장이 탄생했기 때문에 서울시든 누구든 임의로 광장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관리자들 사이에서는 "유럽 처럼 돌로 광장 바닥을 깔거나 아예 공원화시켜서 그늘도 만들어주고 시민들이 광장과 더욱 친화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머물수 있는 광장이 되면 좋겠다"는 말들도 오간다.

광장 바닥에 폭넓게 매트가 깔려 있다. (사진=이재기 기자)

 

서울시 조경과의 관계자는 "규모면에서 서울광장 만큼 큰 규모의 광장에 양잔디가 깔려 있는 광장은 전세계 어디에 가도 없다. 유럽이나 미국 등 대부분 국가의 도시광장은 돌이 깔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 광장이나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스광장, 파리의 콩코드 광장 등은 돌이 깔려 있다.

또다른 관리상의 어려움은 서울광장 사용을 위해서는 서울시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때 서울시에서는 잔디광장을 제외한 광장 주변부에서 행사를 하도록 허용하지만 막상 행사장은 주변부+잔디광장에 걸쳐 설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시 중부녹지사업소 관계자는 "행사는 잔디광장 밖에서만 하기 때문에 광장안은 사용하지 않는 걸로 돼 있지만 나중에 행사주최측에 의해 내부를 사용하거나 동선이 바뀌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광장에 잔디를 까는 경우가 독특하기도 하고 관리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했지만 지금껏 서울광장에 변화를 주는 방안이 공론화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관리의 효율성이나 사용편의성 보다는 광장을 조성한 작가가 광장에 손을 대는 걸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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