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누리꾼이 단미 수술 직전의 웰시코기 모습이라고 올린 사진 (사진=트위터 캡처)
"웰시코기는 태어날 때부터 꼬리가 짧은 게 아니라 꼬리를 자르는 수술을 받는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애견의 '단미'(미용을 목적으로 꼬리를 자르는 것)에 관한 글이 SNS상에서 다수 공유되며 공감을 사고 있다.
해당 게시물을 공유한 누리꾼들은 단미 수술에 대해 "잔인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커뮤니티 이용자 '08:**'는 "가족같이 사랑하고 아낀다면 (꼬리를) 자르는 행위는 해선 안 된다"라고 했고 또 다른 이용자 '영원한동****'는 "(사연을 알게 된 후) 지나가다 단미 된 강아지를 보면 속상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단미 수술은 웰시코기, 슈나우저, 푸들, 코카스파니엘 등 다양한 종을 대상으로 대부분 미용 목적으로 행해진다. 생후 7∼15일 사이인 강아지가 주된 수술 대상이다.
동물의 자연스러운 생김새를 '사람이 보기에 더 좋다'는 이유로 강제로 변형하는 것이어서 동물 학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동물자유연대 구철민 선임활동가는 "소나 양을 모는 목양견의 경우 다른 동물에게 꼬리가 밟혀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 단미 수술을 했으나 현재 반려견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단미 수술이 강아지의 위생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평화와생명동물병원 박종무 원장은 "단미 수술이 항문에 발생하는 질병을 예방하고 위생에 더 좋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그렇다면 (일부 견종이 아닌) 모든 개에게 수술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단미 수술 전에 전신마취나 국소마취를 하지만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 과정에서 개들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단미 수술은 강아지에게 의사소통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윤홍준 한국동물병원협회 대외협력위원장은 "강아지들은 꼬리를 통해 50여 가지의 의사를 표현하는데 꼬리 없이 의사소통하는 강아지는 답답함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에 따르면 최근엔 단미 수술을 하지 않는 수의사도 늘어나고 있다. 그는 다만 "견주가 원하면 수술을 해주는 병원도 여전히 많다"고 덧붙였다.
단미 수술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나라도 있다. 반려묘 세 마리와 사는 법무법인 충정 신채은 변호사는 "이탈리아, 프랑스, 호주 등의 국가에서는 동물 학대 논란으로 단미 수술을 막고 있다"면서 미용상의 이유로 행해지는 외과수술의 금지 규정이 없는 현행 동물보호법의 개정을 촉구했다.
단미 수술을 받은 뒤 파양된 경험이 있는 웰시코기 '몬티'를 입양해 키우는 허지연(가명·24)씨는 "사람들이 꼬리가 없는 웰시코기의 모습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단미 관행을 없애자는 글을 꾸준히 SNS에 올리고 있다"면서 "동물은 우리가 개조할 수 있는 인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