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다운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 펀드' 의혹 관련 핵심 인물들이 검찰 수사에 앞서 해외로 도피한 가운데 조 후보자 5촌 조카를 중심으로 형성된 인맥에 관심이 집중된다.
CBS노컷뉴스가 5일 입수한 웰스씨앤티 주주 명부에 따르면 조카 조씨는 부인 이모(35)씨 명의로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가 블루코어밸류업1호를 통해 투자한 웰스씨앤티의 4대 주주로 확인됐다.
조 후보자 가족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운영 및 투자를 주도한 실소유주 의혹이 더욱 결정적이 돼 가는 정황이다. 실권을 쥔 5촌 조카는 이상훈씨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펀드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
조카 조씨는 2차전지 업체과 음극재 관련 회사 대표들을 이끌며 공공‧민간 부문 투자를 주도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다. 이들 회사들의 관계자들은 인사청문회를 즈음한 시점에 약속이라도 한 듯 출국해 도피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코링크PE의 출범(2016년 2월) 전 작성된 내부문서 등에 따르면, 5촌 조카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2가지 방식으로 수익 사업을 계획했다.
공공부문에선 지하철‧버스 공공 와이파이 설치 등 공공 SOC 사업에 주력했지만, 기술력 부족 등을 이유로 입찰이 취소되며 잠시 중단된 상태다.
민간부문은 지방자치단체 등에 재난대응안전대피 시스템과 재난안전통신망, 2차전지 사업 등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후보자 가족이 펀드가 직접적으로 투자한 영역이 바로 민간부문 중 사물인터넷(IoT) 부품과 2차전지 산업 등에 집중돼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조국 5촌 조카와 WFM·익성 관계자 등 도피성 출국 현재 해외에 머물고 있는 인물은 5촌 조카 조모씨와 코링크PE 대표 이모씨, 2차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 전 대표인 우모씨, 자동차소재‧음극재 업체 익성 부사장 이모씨 등으로 알려졌다.
코링크PE가 운용하는 펀드와 산하 업체들 지분 등을 분석해보면, 5촌 조카를 포함한 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실제로 이들은 코링크PE가 추진했거나 진행 중인 사업에 공공과 민간부문을 넘나들며 전방위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는 4개의 펀드(레드·블루·그린·배터리)를 운용했거나 운용 중이다. 조 후보자의 아내와 아들‧딸이 2017년 7월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상품은 '블루코어밸류업1호' 펀드로 가로등 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의 대주주다.
코링크PE의 등기 대표인 이모씨와 5촌 조카는 민간사업 영역에서 이모씨가 사실상 '바지사장' 역할을 했다는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
2016년 4월 코링크PE와 중국 화군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의 '중한산업펀드체결식'에서 5촌 조카는 총괄대표를 자처했다. 조 후보자 측은 MOU 행사에서만 원포인트로 총괄대표 역할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실소유주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또 나온다.
지난해 9월 2차전지 음극재 개발 업체인 더블유에프엠이 전북 군산에서 개최한 IR(투자홍보) 행사에서 5촌 조카가 나타나 투자자들에게 '코링크PE 총괄대표' 명함을 전달했다.
서류상으론 코링크PE와 더블유에프엠 대표를 이모씨가 겸직하고 있지만, 당시 참석한 투자자들은 5촌 조카가 사실상 투자 결정권을 쥔 듯한 행동을 한 것을 근거로 실소유주는 5촌 조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더블유에프엠을 지렛대로 한 핵심 인물들의 연결고리도 이어진다.
해외 도피 중인 더블유에프엠 전 대표 우모씨가 소유한 신성석유는 코링크PE 산하 배터리펀드의 지분 중 26.22%를 소유하고 있다. 배터리펀드는 더블유에프엠의 지분 7.4%를 보유 중이다.
우모씨는 음극재 개발 업체인 익성의 주주로도 등장하는데, 익성은 더블유에프엠에 지난해 11월 2차전지 음극재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해외로 도피한 핵심 인물 중 한명이 바로 익성의 부사장 이모씨라는 점이 우연의 일치로 보기 힘든 이유다.
◇ 공공 SOC까지 이어진 5촌 조카 인맥…조직적 범행에 무게해외 도피 중인 5촌 조카 일행의 얽히고 설킨 관계는 코링크PE가 설계한 공공부문 SOC사업 영역에서도 발견된다.
공공 영역은 서울 지하철‧전국버스의 공공 와이파이 설치 사업에 깊게 개입한 웰스씨앤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웰스씨앤티는 조 후보자 가족이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블루펀드가 대주주다.
지난 2015년 11월 웰스씨앤티는 지하철‧버스 공공 와이파이 사업 계획을 담은 문건을 만드는데, 실제로 2016년 1월 사업 수주를 위한 피앤피플러스가 설립된다. 이후 웰스씨앤티를 포함해 구성된 피앤피플러스 컨소시엄은 2017년 9월 서울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다.
해당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1500억원 상당 자금을 투자해 지하철 내 공공 와이파이망을 설치하고, 광고를 통한 자금 회수를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문제는 피앤피플러스 지분 관계에서 음극재 기술 업체인 익성이 재차 등장한다는 점이다. 2017년 기준 주주 현황을 보면, 익성은 피앤피플러스의 6.25%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동차소재와 음극재 개발 등이 주력사업인 익성은 코링크PE에도 자본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청산됐지만 코링크PE가 운용했던 레드코어펀드는 한때 익성의 지분 10%를 보유했었다. 신성석유 또한 익성의 지분 중 약 3%을 보유 중이다.
이같은 정황을 종합하면 공공부문 투자에서도 해외로 도피한 이모씨(익성 부사장)와 우모씨(신성석유 대표‧WFM 전 대표), 코링크PE 관련 5촌 조카와 이모씨 등이 모두 연루돼 있는 셈이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조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 의혹의 정점에 5촌 조카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5촌 조카가 공공 SOC와 4차산업, 금융 등을 망라한 대대적인 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조 후보자를 전면에 내세워 '확실'하면서도 '고수익'을 노린 것 아니냐고 야권은 의심하고 있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5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사모펀드의 운영 방식을 보면 일반적인 투자 행태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며 "조 후보자가 해당 사안을 잘 모르고 있었다면, 의혹 당사자인 5촌 조카가 직접 청문회에 나와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