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미얀마의 성지이자 대표적 불교 유적지인 쉐다곤 파고다를 방문했다.
쉐다곤 파고다는 미얀마 국민의 정신적 상징이자 미얀마의 찬란한 불교문화를 보여주는 곳으로 세계 최대의 황금 불탑과 1만평 규모의 사원으로 구성됐다.
2500년 전 승려의 기록에 따르면 불탑은 석가모니가 죽기 전인 기원전 486년에 지어졌으며 이후 몇 차례 개축을 거쳐 15세기쯤 현재의 98ｍ 높이가 됐다.
쉐다곤 파고다의 중앙탑은 60여 톤의 황금과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 등 각종 보석으로 장식됐다.
문 대통령 내외는 페민 미얀마 공보부 장관 부부, 나잉안린 양곤주 사회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불탑에 도착해 딴조 쉐다곤 파고다 신도회 회장의 안내로 불탑을 둘러봤다.
현지의 규율에 따라 맨발로 시찰에 나선 문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조성된 불탑이라는 설명에 "세계 최초요?"라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또 불탑 인근의 보리수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부처님이 득도한 그 보리수나무인가요?"라고 물으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웁니다. 상생의 이름으로 미얀마와 함께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수요일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8요일을 따르는 미얀마 전통에 따라 불탑 인근에도 각 요일을 상징하는 불상이 설치돼 있었다.
딴조 회장은 "문 대통령은 토요일에 태어나신 걸로 알고 있다. (토요일 불탑을 가르키며) 부처님을 씻어드리면 걱정이 사라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바가지에 물을 담아 토요일을 상징하는 불상에 부었다.
문 대통령이 "복을 듬뿍 받을 것 같다"고 말하자, 딴조 회장은 "복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복을 받은 것"이라며 덕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쉐다곤 파고다 안에 있는 종을 타종해 보라는 권유도 받았다.
딴조 회장은 "타종하면 타종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복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럼 여기 있는 모든 사람과 복을 나눌 수 있겠네요"라면서 김 여사와 종을 쳤다.
불탑을 한 바퀴 돈 문 대통령은 "저는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사찰에 가면 꼭 탑돌이를 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대한민국과 미얀마 국민 모두가 복을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하며 시찰을 마쳤다.
청와대에 따르면 쉐다곤 파고다는 미얀마 독립 투쟁과 1988년 민주화 운동이 촉발된 곳으로 미얀마인들이 정신적 상징이다.
1938년 미얀마 노동자와 대학생들이 영국의 식민통치에 항의하며 쉐다곤 파고다에서 농성을 벌이자 영국 경찰들이 군화를 신은 채 신성한 사찰 안에 진입했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발생하면서 대대적인 독립투장으로 이어졌다.
특히 아웅산 장군은 이 곳에서 즉각적인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군중 연설을 한 뒤 대대적인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아웅산 장군의 딸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역시 지난 1988년 8월 쉐다곤 파고다 앞에서 군사정권을 향해 민주화를 요구하는 군중 연설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