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 연구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아내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가 딸 입시 논란의 중심인물로 부상했다. 딸 조씨가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서 화려한 입시 스펙을 쌓는 대부분의 과정에 정 교수의 개입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특히 정 교수가 소속된 동양대로부터 딸이 받은 '총장 표창장'에 대해서는 문서 조작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불법은 없었다'는 조 후보자의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들이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 '엄마 학교'에서 표창장…총장은 "준 적 없다" 조작 의혹조씨의 스펙을 둘러싼 여러 논란 가운데 직접적인 불법 의혹이 제기된 건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다. 조씨는 고려대학교에 다니던 2012년 어머니가 다니는 동양대에서 이 상을 타고,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위한 자기소개서에 성과로 기재했다.
그러나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자신이 이런 상을 준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최 총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총장 명의 표창장은 일련번호가 모두 '000'으로 시작하는데 (조씨의) 표창장 일련번호는 앞자리가 '1'이다"며 "아예 존재하지 않는 잘못된 일련번호"라고 밝혔다.
동양대 관계자 역시 총장 명의 표창장 발부 목록에 조씨가 받은 상은 없다고 설명했다.표창장이 조작된 것 아니냐는 물음표가 나온 이유다.
동양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정 교수의 행보도 미심쩍다. 정 교수는 해당 표창장이 정식 발급됐다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 달라고 동양대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표창장 수여 과정에 깊숙하게 개입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무마를 시도했다는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정 교수 개입·무마 논란에 대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팀 관계자는 "수사 범주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그간 후보자와 정 교수가 딸 스펙쌓기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명확히 선을 긋던 기존 입장과는 결이 다른 대답이다.
◇ KIST 인턴 활동에도 정 교수 개입 의혹2011년 조씨의 한국과학기술원(KIST) 인턴활동과 관련해서도 정 교수의 이름이 등장한다. 정 교수가 초등학교 동창인 KIST 소속 A박사에게 요청해 조씨가 인턴 근무를 시작했으며, 단 며칠만 출근했음에도 증명서를 받아 의전원 입학 과정에 스펙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KIST 측은 해당 인턴은 공식 활동이 아니었으며, 증명서를 발급하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KIST 관계자는 "당시 인턴 공고도 없었고, 교수 추천을 받아 인턴 활동을 하는 경우는 있었다"며 "공식적으로 발행하는 증명서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조씨가 사흘 정도 출입한 기록은 있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팀 관계자는 정 교수의 인턴 활동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KIST로부터 활동 관련 확인서를 받은 게 있다"고만 설명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단국대·공주대 인턴, 논문 저자 등재에도 정 교수 '발자국'딸이 대입을 앞두고 대학 논문에 수월하게 이름을 올릴 때도 어머니의 인맥이 등장한다.
조씨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단국대에서 2주간 인턴 활동을 하며 논문에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공주대에서도 인턴으로 참여해 논문 초록에 제 3저자로 등재됐다. 이런 화려한 스펙과 관련해서도 정 교수의 영향력이 언급된다.
단국대 지도교수였던 장모 교수는 지난달 말 논문 저자 등재 논란이 불거진 직후 CBS와의 인터뷰에서 "조씨의 엄마(정 교수)가 의대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는 말을 아내에게 전달했고, 그걸 나한테 말한 것 같다"고 발언했다.
당시 장 교수의 아들이 외고 같은 학년이어서 학부모 모임 등을 통해 엄마들끼리 친분이 있었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공주대 지도교수도 정 교수가 자신을 찾아와 '아는 사이'라는 점을 언급했다는 취지로 한 언론에 설명했다. 면접과정에서 정 교수가 딸과 동행해 지도교수를 만나 "대학때 아는 사이"라고 환기시켰다는 것이다.
입시 과정 전반을 살펴보고 있는 검찰은 지난 3일 동양대 정 교수 연구실과 본관 총무복지팀 등을 압수수색했다. 숱한 의혹이 제기된 만큼 정 교수에 대한 검찰 조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조 후보자는 단국대 인턴과 관련해선 외고에서 자체 운영된 프로그램이라며 배우자는 개입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다만 공주대 인턴 면접에 정 교수가 동행했다는 점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대학이 멀리 있으니까 보호자 차원에서 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