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국 딸 2주만에 이름 얹은 논문, 7년간 지속된 연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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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표, 2005년 학술대회서 해당 논문 본인이 1저자로 중간 결과 발표
당시 논문 결론 "유의미한 결과 못내… 추가 확대 연구 필요"
이후 연구자들 바뀌는 등 7년 연구 끝에 결과 끌어낸 논문에… "숟가락만"
조국 "딸이 2주간 열심히 해… 영어로 정리하는데 큰 기여" 해명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고교 시절 제1저자에 오른 논문이 무려 7년 동안에 걸쳐 진행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차례 규명에 실패하고 실험 참여자가 추가되는 등 오랜기간의 연구 끝에 완성된 이 논문에 조국 딸은 단 2주간 인턴으로 제1저자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논문이 오랜 시간 여러 학자에 의해 완성된 결과물로 드러나면서 조 후보자의 "아이가 2주간 열심히 했고, 실험 결과를 영어로 정리하는데 큰 기여"했다는 해명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서울대 의대 병리학교실 서정욱 교수는 지난 3일 본인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조씨가 2009년 제1저자로 이름 올린 논문과 그보다 4년 전 같은 주제로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중간 결과 논문을 비교하는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조씨가 제1저자로 병리학회지에 이름을 올린 2009년 당시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2005년 출판된 '제55차 대한소아과학회 추계학술대회 초록집'에는 '주산기 저산소성-허혈성 뇌증과 endothelial nitric oxide synthase(eNOS) 유전자 다형태(polymorphism)의 연관에 관한 연구'가 발표됐다.

해당 논문에는 단국대 소아과학교실 장영표 교수가 가장 앞서 이름이 올라와 있다. 그 뒤로 공동 저자에 같은 교실의 강모씨와 생명과학 연구소 현모씨가 순서대로 적혀 있다. 당시 저자는 총 3명이었다.

2005년 논문과 조씨가 포함돼 2009년 출판된 영어 논문을 비교하면 논문의 제목과 연구의 목적 등은 동일하다. 연구 대상만 2005년 환자수가 34명에서 37명으로 증가하고, 정상대조군이 33명에서 54명으로 증가했다.

서 교수는 "논문의 제목과 내용 대부분이 동일해 2005년도 발표는 중간 결과 발표이고 2009년도 논문은 추가된 연구를 포함해 완성된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두 논문의 결론은 달랐다.

2005년 논문에는 "VNTR 유전자의 다형태와 주산기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의 유의한 연관성을 규명할 수 없었다"고 한 반면, 2009년 논문에는 "Glu298Asp의 G 대립 유전자는 주산기 HIE와 관련이 있었으며, T-786C의 TC 유전자형과 C 대립 유전자는 PPHN과 관련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즉, 2005년까지는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하다가 지속적인 실험 끝에 4년 뒤 유전자와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는 의미다. 2002년부터 실험을 위한 혈액 샘플이 수집됐으니 최소 7년 이상 연구가 지속된 끝에 유의미한 결론을 내린 것이다.

2009년 논문이 오랜 실험과 연구 끝에 완성된 것이라는 정황은 연구자가 중간에 추가된 것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2005년에는 장 교수를 포함해 연구자가 총 3명으로 나와 있지만 2009년에는 총 6명으로 늘었다. 기존 연구자 1명이 빠졌기 때문에 조 후보자의 딸을 제외하고 3명은 새로 들어온 박사급 연구원들이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사람이 추가돼 결과물이 바뀌었다는 것은 새로운 실험을 계속 했다는 의미다. 해부학 교실의 사람이라든지 신기술을 알고 있는 여러 연구자를 초빙해 그분들의 기술을 연구에 활용했다는 의미"라면서 "초반 규명에 실패한 이후 어렵게 전문가들을 모아서 결론을 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그러다가 2008년에 낙하산 저자가 딱 들어갔다. 7년간 진행된 연구에 2주 참여한 고등학생이 1저자로 올라가게 된 것"이라며 "영어 실력이 좋아 번역 참여로 1저자에 올랐다는 해명은 정말 웃기는 얘기"라고 말했다.

앞서 조씨를 1저자로 올려준 장 교수는 "아이가 2주 동안 열심히 했다. 영어 번역에 기여했고, 해외 대학에 간다고 해서 1저자로 올려줬다"고 해명한 바 있다. 조 후보자 역시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장 교수의 발언을 그대로 옮기면서 '특혜나 청탁은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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