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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母와 장애兄 돌보다 '간병살인'…강서구 모자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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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전까지 같이 있던 유력 용의자 차남 숨진 채 발견
"큰 문제 생겨" 직접 경찰에 신고…유서는 없어

(사진=연합뉴스)

 

병을 앓던 80대 노모와 중증 지체장애인 형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된 둘째 아들이 지난 3일 한강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오랜 간병에 지친 둘째 아들이 스트레스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우발적 살인을 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4일 "용의자가 피해 모자와 동거하면서 돌본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망 직전까지 피해자들과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용의자(둘째 아들)가 당시 직접 상황을 112에 신고했다"며 "'문제가 크게 생겼다'면서 집 주소와 비밀번호까지 얘기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둘째 아들 심모(51)씨는 지난 3일 오전 10시쯤 서울 암사동 광나루한강공원 인근 한강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심씨는 '강서구 모자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다. 지난 1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어머니 구모(88)씨와 형 심모(53)씨의 유력 살해 용의자로 함께 살던 동생 심씨를 지목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심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강 공원으로 심씨가 들어간 것은 확인했는데 나오는 모습을 확인하지 못해 주변을 수색했다"며 "물 속으로 걸어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과 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치매에 걸린 심씨 어머니와 중증 장애를 앓던 형은 모두 기초생활수급자로 밝혀졌다. 지난 2000년 9월부터 생계와 의료, 주거급여 등을 받던 이들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힘겹게 삶을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들어 모자의 병세가 악화하면서 거동조차 힘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동생 심씨는 다니던 일을 그만두고 간병에 집중했고, 생활고는 더 심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채 발견된 심씨에게 외상 등 다른 범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유서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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