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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과 우려" 나오던 한미갈등, 진정 국면으로…서로간 '자제'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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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안보대화 불참하겠다던 미국, 주한미군 사령관이 참석
GSOMIA 종료 '우려' 쏟아내던 미 정부 당국자들, 비판 자제
우리 정부, '오해'될 수 있던 주한미군 기지 이전 적극 해명
"우리 정부가 진정성 갖고 설득… 미국, '이대로는 중국만 유리하다' 판단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잇따라 '실망과 우려'를 표명해온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최근 이를 자제하면서 '한미동맹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무리 동맹이라도 국익이 우선'임을 강조해온 우리 정부도 갈등 확산은 경계하는 모양새다.

◇ "SDD 불참하겠다"던 미국, 주한미군 사령관 참석… 날세웠던 당국자들도 발언 자제

국방부에 따르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4일부터 오는 6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2019 서울안보대화(SDD)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은 지난해 SDD에 참석했던 국방부 랜들 슈라이버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를 이번에도 파견할 예정이었다가, GSOMIA 종료 결정 직후 불참 의사를 국방부에 통보했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참석 결정은 이를 번복한 것으로 한미간 갈등 확산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GSOMIA 종료 결정 이후 날선 비판을 쏟아내던 미 정부 인사들의 메시지도 최근 잠잠해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인 22일(현지시각)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미 국방부 데이비드 이스트번 대변인 또한 단호한 톤으로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25일에는 미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이 트위터를 통해 "한국 정부가 GSOMIA를 종료한 것에 대해 깊이 실망하고 우려한다"며 "한국을 방어하는 것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미군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다"고 밝혔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28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한일) 양측이 이에 관여된 데 대해 매우 실망했고 여전히 실망하고 있다"고 발언했고 같은 날 슈라이버 차관보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이 GSOMIA를 연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28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를 청사로 불러 GSOMIA 종료 결정에 대한 공개적인 불만 표명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해리스 대사는 바로 다음 날로 예정돼 있던 재향군인회 초청 강연에 불참하고,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쉐이크쉑'의 서울 종각점 개점식에 참석했다.

또 SDD 대신 몰디브에서 9월 3~4일 열리는 인도양 콘퍼런스(IOC)에 참석해 강연을 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 정부에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에스퍼 장관과 슈라이버 차관보의 발언 이후 공개적인 메시지 발신을 자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참석까지 결정되면서 미측이 한미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GSOMIA 종료 결정 관련 비판 메시지 발신을 자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미군기지 조기반환, 미측과 긴밀한 협의 거쳤다"… "이대로 가면 중국만 유리해진다는 판단"

한미 관계가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는 정황은 우리 측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우리 정부가 대미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보에 대한 진화에 나서면서 동맹 사이 서로 좋지 않은 상황을 함께 진정시키려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국내 미군기지 26곳의 조기 반환과 평택기지로의 조기 이전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곧 있을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을 겨냥한 우리 정부의 메시지라는 관측과 함께, 현재의 국면 타개를 위한 대미 압박용 카드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군기지 반환 문제는 이전계획에 따라 미군기지 이전이 평택 등으로 진행되면서 미측과 장기간 협의해 온 사안이다"며 "미측은 이전된 기지를 우리 측에 조기 반환하는 문제와 관련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측은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을 원활히 진행하여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용산공원 조성여건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김인철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장기간 반환이 추진되어 온 사안이고, 이전이 완료돼 감에 따라 반환 절차도 계획대로 진행될 필요가 있어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외교부 당국자 또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안건에 대해서 주한미군과 우리 국방부를 포함해 한미 양측 사이의 긴밀한 소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주한미군 기지의 조기 이전 발표는 현재의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카드라기보다 협의를 거쳐 이미 예정대로 진행돼 왔던 사안이 공개된 정도라는 얘기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GSOMIA는 미국의 주도로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가 일본을 상대로 하기 위해 종료를 결정했어도 미국의 안보 문제로 확대되는 측면이 있어 당국자들이 불편함을 토로했었던 측면이 있다"며 "우리 정부가 GSOMIA 종료가 (미국의 안보에 지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본에 한정된 조치라며 진정성을 갖고 설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한 미국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수록 중국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니, 직접적인 개입이나 중재보다는 뒤로 빠져 있으면서 기회를 보려고 할 것이다"며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겼다고 하기보다는 다소간의 '불편함'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맞고, GSOMIA 종료 결정으로 균열이 생길 동맹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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