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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뒤 국가채무비율 46.4%…재정 건전성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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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예산]2023년 예산 600조 돌파…국가채무비율 내년 39.8%, 2023년 46.4%
총지출은 연평균 6.5%씩 증가하는데, 총수입은 3.9% 증가에 그쳐
기재부 "법인세 급감에 세수 어려워…국가채무비율은 다소 올라도 매우 양호"
전문가들 "조세부담률 여전히 낮아…당당하게 증세 논의 나설 필요"

 

NOCUTBIZ
내년 예산이 사상 첫 500조원을 넘어서고, 오는 2023년엔 600조원도 돌파할 전망이다. 또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는 올해 37.1%에서 내년엔 39.8%, 오는 2023년엔 46.4%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29일 오전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2020년 예산안'과 함께 이같은 전망치를 담은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심의·의결했다. 향후 5년간 국가재정의 기본방향과 목표를 담은 계획으로, 국가재정법에 따라 매년 국회에 제출된다.

이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44조원 가까이 늘어 513조 5천억원 규모로 편성된다. 문재인정부 들어 처음 편성한 '2018년 예산안'의 총지출은 429조원, '2019년 예산안'은 9.7% 증가한 470조 5천억원 규모였다가 국회에서 9.5% 증가한 469조 6천억원으로 확정됐다.

내년 예산도 9.3% 증가하는 건 물론, 총지출은 오는 2023년까지 연평균 6.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021년엔 546조 8천억원, 2022년엔 575조 3천억원, 2023년엔 60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복지분야 법정지출이 늘면서 의무지출은 올해 239조 3천억원에서 내년 255조 6천억원으로 확대된 뒤, 2023년엔 302조 8천억원에 달하는 등 연평균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재량지출 역시 올해 230조 3천억원에서 내년 257조 8천억원, 2023년엔 301조 3천억원으로 연평균 6.9%씩 늘어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안일환 예산실장은 "혁신성장 가속화, 포용국가 구현, 삶의 질 제고 등 구조적 과제 적극 대응을 위해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보다 높게 유지했다"며 "연도별 지출규모는 지난해 계획보다 증가된 수준으로, 연도별 증가율은 점차 하향 관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재정수입은 연평균 3.9%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본예산 기준 476조 1천억원에서 내년엔 482조원, 2021년 500조원을 넘어선 뒤 2023년엔 554조 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국세수입은 올해 294조 8천억원에서 내년엔 292조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304조 9천억원, 2023년 336조 5천억원 등 연평균 3.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세외수입은 연평균 3.4%, 기금수입은 4.9% 수준으로 늘어 2023년엔 각각 30조 5천억원과 187조 6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조세부담률은 올해 19.6%에서 내년엔 19.2%, 2023년엔 19.4%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부담률은 올해 26.8%에서 내년 26.7%, 2022년엔 27%를 넘어 2023년엔 27.4%로 오를 전망이다.

올해 -1.9%였던 관리재정수지는 내년엔 -3.6%, 2021년 이후 2023년까지 -3.9% 수준에서 관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보장성기금을 포함한 통합재정수지는 올해 6조 5천억원 흑자였지만 내년엔 31조 5천억원 적자로 전환된 뒤 2023년엔 -2.2%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가채무도 올해 740조 8천억원으로 GDP 대비 37.1%였지만, 내년엔 805조 5천억원으로 39.8%, 2023년엔 1061조 3천억원으로 46.4%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마이너스 3%대 관리재정수지와 40% 가까운 국가채무비율은 적지 않은 증가폭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선진국 국가채무와 비교하면 결코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 양호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국가채무비율이 100%가 넘고 일본은 220%를 넘어서는 걸 감안하면,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정 건전성이 양호하단 얘기다.

그럼에도 40%대를 꾸준히 유지하려는 까닭에 대해선 "통일 등의 변수를 대비해서 재정여력을 꾸준히 확충해야 하고, 외국인 투자나 신용평가사들을 감안한 수준"이라며 "적자성 부채 비중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커지는 배경엔 법인세 급감이 자리잡고 있다. 홍 부총리는 "올해 반도체 업황 부진과 수출 부진으로 법인세 실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에 5조 1천억원 규모로 지방에 재정 이전되는 점도 반영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내년 소득세 세입은 88조 4천억원, 부가가치세는 68조 9천억원으로 올해보다 각각 10%와 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법인세는 64조 4천억원으로 올해보다 14조 8천억원(-18.7%)이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홍남기 부총리는 다만 "재정이 적극 역할을 하면 다시 성장경로로 복귀해 장기적으로는 재정과 경제 모두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금 당장은 관리재정수지의 마이너스가 커져도 적극적 재정 역할을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탄탄하게 가기 위해선 혁신성장 투자 소요도 필요하고 취약계층 지원으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도 제대로 된 성장경로를 가기 위한 투자"라고 덧붙였다.

지출 증가 추세에 따른 증세 여부에 대해선 "증세는 별도의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증세를 반영한다면 국가채무나 적자는 줄어들어 모양은 좋겠지만, 있는 그대로의 총수입 증가율로 정확히 예측하려 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확장 재정을 표방한 정부가 증세에 대해선 지나치게 소극적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박근혜정부의 일명 '증세없는 복지' 기조를 답습할 게 아니라, 당당하게 증세 필요성과 화두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충남대 경제학과 정세은 교수는 "우리 나라는 다른 선진국 평균에 비해 정부 지출 규모 자체도 작은 편"이라며 "조세부담률도 OECD 주요 국가들보다 10% 이상 떨어지기 때문에 증세 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OECD 평균 조세부담률은 25.1% 수준이다.

건국대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도 "증세는 자산세를 강화하는 누진적 구조이기 때문에 대기업과 고액 자산소득가들이 더 내게 돼있다"며 "정부가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기반을 강화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오건호 공동운영위원장 역시 "세입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 정부가 증세 로드맵을 명확히 밝혀줄 필요가 있다"며 "증세 논의가 빠진 확장적 재정 운용과 국채 발행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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