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연일 우려와 불만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데 대해 우리 정부가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28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일 양자관계 맥락에서 검토 결정된 것으로 한미동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조 차관은 또 "앞으로 미측과 긴밀한 공조 하에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속해서 유지해 나가는 것과 함께 한미동맹을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 설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해 알겠다며 본국에 관련 사항을 보고하겠다고 한 것으로 외교부는 밝혔다.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조 차관은 이날 면담에서 미국의 잇따른 불만 표명에 대해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 차관은 해리스 대사에게 "미국에서 '실망과 우려'의 메시지가 잇따라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은 한미동맹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의 입장이 우리 정부에 충분히 전달됐다는 점도 덧붙였다.
조 차관은 또 "우리 정부의 진의는 한미동맹을 더욱 차원 높게 발전시켜 나가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도 역사적으로 항상 한국이 자주국방 능력을 갖춰주길 요구해 왔다"는 점을 해리스 대사에게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이 한미일 안보협력 약화를 우려하는데 대해, "우리 국방역량 강화 못지 않게 한미일간 필요한 안보협력은 중시해 나간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조 차관은 이와함께 미국 국무부가 독도방어훈련에 대해 '한일양국의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산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연례적인 훈련'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연일 우리 정부를 향해 우려와 불만을 드러내왔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 '강한 실망과 우려'를 표명한 뒤 지난 주말에는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이 트윗을 통해 주한미군에 대한 위험 증대 문제를 제기했고, 27일에는 고위 당국자가 나서 한국이 "11월 하순 이전에 생각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발언했다.
또 매년 정례적으로 두 차례 실시하고 있는 독도방어훈련에 대해서까지 이례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킨다며 비판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