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전지방경찰청 제공)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는 중장년층 이상만 당하는 범죄가 아니다.
오히려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등 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는 20~30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을 남의 일로만 여겼던 대학생 A(25)씨. 정신을 차려보니 통장에 있던 전액을 이체하기 직전이었다고 말한다.
A씨는 "전화를 받은 뒤 '포털사이트'를 통해 '경찰청 홈페이지'에 접속했고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니 '사건번호'까지 나오는 상태였다"며 "이 모든 게 조작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중장년층 이상이 주로 당하는 범죄라는 인식과 달리, 이 같이 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의 경우 오히려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전에서 발생한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222건 가운데 약 절반(100건)이 20대 피해였다.
한층 지능화된 수법이 보이스피싱에 대해 상대적으로 잘 알고 피해갈 수 있다고 자부하는 20~30대를 노린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설마 나는 안 당하겠지'라며 방심하는 그 순간을, 보이스피싱 범죄자는 놓치지 않는다는 것.
반면 가계 문제를 비롯해 경제적으로 고민이 많은 40~50대의 경우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는 '대출형' 피해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피해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홍보에도 피해 규모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대전지역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50억여원. 지난해 같은 기간(80억원)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경찰은 유관기관들과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기 위한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대전경찰청을 비롯해 대전사랑시민협의회,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 충남대, 대전상공회의소, 농협 대전영업본부, 대한약사회 대전시지부 등은 20일 대전경찰청 대회의실에서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시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충남대의 경우 교내·외 행사시 피해 예방을 위한 설명회와 학교 홈페이지, 각종 통지서, SNS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경찰과 각 기관들은 "경찰과 검찰, 금융감독원에서는 절대 전화로 카드·통장 비밀번호를 묻거나 안전금고에 현금을 맡기라고 하지 않는다"며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며 기존 대출금을 갚으라고 하거나 대출실적을 쌓으라는 것도 100% 보이스피싱"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