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을 점령한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발·도착 안내판에 홍콩으로 출발하는 항공편 결항 메시지가 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공항이 현지에서 셧다운 사태를 맞은 직후인 13일 새벽, 인천공항 홍콩행 탑승수속 게이트는 썰렁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전날 오후 10시 40분에 인천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홍콩행 항공편이 결항되면서 여행객들은 모두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수속을 돕기 위한 항공사 직원들도 모두 자리를 떠났다.
앞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을 점령하면서 인천과 홍콩을 오가는 비행기는 줄줄이 결항사태를 맞았다.
홍콩 항공당국에 따르면 홍콩공항은 우리시간으로 12일 오후 5시 30분부터 13일 오전 9시까지 폐쇄된다.
해당 시간대에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은 총 23편이며 이 가운데 국적사 10편은 결항이 결정됐다. 외국 항공사의 13편은 확인이 쉽지 않지만 공항 사정을 감안할 때 모두 결항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비행기가 결항된 홍콩 관광객 중 가까운 마카오로 가는 대체표를 구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현지 상황에 따라 운항 스케줄이 바뀔 수 있어 당장 13일 항공편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홍콩 현지에 발이 묶인 한국 여행객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행객 A씨는 홍콩에 잔류한 여행객들을 상대로 한 단체채팅방에서 "오후 11시 3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미리 공항에 와있었는데 오후 6시쯤 전광판에 갑자기 '올 캔슬'(all cancel)이 떠버렸다"며 "공항을 나가려면 시위대를 뚫고 나가야 하는데 그것도 위험해 나갈 수가 없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여행객 B씨는 "홍콩 여행을 온 것도 아니고 환승객일 뿐인데 발이 묶였다"며 "취소 문자도 비행기 출발 시각이 10분이 지난 뒤에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에 발이 묶인 한국인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홍콩에서 귀국하려다 발이 묶인 여행객을 위한 대체 항공편을 마련하는 등 비상대책을 가동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