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회의 주재하는 푸틴 대통령(가운데) (사진=리아노보스티 제공/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폐기가 무한 군비경쟁을 초래할 것이라며 미국에 협상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INF 조약 폐기로 이어진 미국의 행동은 불가피하게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포함한 모든 국제 안보 체제의 약화와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그러한 시나리오는 무제한 군비경쟁 재개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그러면서 "미국이 중·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러시아도 똑같은 무기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은 그러나 러시아가 먼저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우리의 행동은 전적으로 대응적이고 상응하는 것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이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는 한, 그리고 배치하지 않는 지역에 지상 발사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동시에 "미국과 전략적 안정성과 안보 확보를 위한 전면적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런 규칙이나 제한, 법률도 없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위험한 결과를 한 번 더 검토하고 본질적으로 모호함이 없는 심각한 대화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INF 폐기와 관련한 국가안보회의 비상회의를 주재한 뒤 나왔다.
지난 1987년 체결된 INF 조약은 미국이 지난 2일 이 조약에서 공식 탈퇴하면서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