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강한 비가 내린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근로자 3명이 고립돼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한형기자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은 '목동 배수시설 참사' 당시 건설업체 직원들이 지상으로 나오는 유일한 탈출구를 닫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인 '유지관리 수직구의 방수문'을 건설업체 직원들이 수동으로 닫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직원들은 작업자들이 수로에 남아있는 줄 알고도 사고발생 추정시각에서 10여분이 지난 오전 8시 15분쯤 문을 닫았다.
전기제어실 배수펌프를 보호하고 감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선 물이 들어차니 문을 닫고 추후에 구조대를 부르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방수문은 빗물의 역류를 막기 위해 작업자들이 있던 내부 수로에서는 열릴 수 없도록 설계됐다.
실제로 직원들은 문을 닫은 직후 수직 이동 바구니를 타고 수로에 들어갔다가 구조가 여의치 않자 오전 8시 24분쯤 119에 신고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빗물 배수시설 확충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시설점검에 나선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사고 관련 전담수사팀을 구성한 경찰은 안전관리에 과실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공사 관련자 일부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