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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바람 통했다" 조은누리 무사생환 11일 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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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만에 실종 장소에서 1.7km 떨어진 숲속에서 발견
인력 5800여 명 투입…행정기관·자원봉사 지원 잇따라
장마·폭염·산악지형 극복…주변 풍부한 물 확보 결정적
발견 당시 건강상태 양호…다음 주 퇴원도 가능할 듯

(이미지=연합뉴스)

 

지난 달 23일 충북 청주에서 실종됐던 여중생 조은누리(14) 양이 열흘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모두의 간절한 바람대로 조 양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각종 첨단 장비와 연인원 5800여 명을 동원해 열흘 넘게 수색작업에 나섰던 경찰 등 각급 기관 등은 기적과 같은 구조 소식에 안도하고 있다.

◇ 실종 장소에서 1.7km 떨어진 숲 속에서 발견

조 양은 2일 오후 2시 40분쯤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의 야산에서 발견됐다.

가족들과 물놀이를 간 청주시 가덕면 내암리 무심천 발원지 인근 냇가에서 1.7km 떨어진 야산 풀숲이다.

조 양은 이날 수색에 나섰던 군부대 수색견이 처음으로 발견했다.

발견 당시 조 양은 의식과 호흡이 있는 상태였지만, 전신이 매우 지치고 가벼운 찰과상과 함께 탈수 증상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적장애 2급인 조 양은 실종 당시 홀로 산길을 내려오다 다시 산속으로 들어갔고, 열흘 동안 장맛비와 폭염 속에서 깊은 산을 헤맨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청주상당경찰서 제공)

 

◇"벌레 싫어" 조은누리 홀로 하산했다 실종

조 양이 실종된 때는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10분쯤.

어머니와 동생, 지인 등 10명과 함께 가덕면 내암리 계곡으로 물놀이를 간 조 양은 무심천 발원지 산책을 위해 500여m 이동하다가 '벌레가 많다'며 홀로 되돌아 왔다.

지적장애 2급의 조 양은 자폐 증상이 있었지만, 사리 분별이 명확하고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했다.

조 양을 내려 보낸 일행은 무심천 발원지까지 갔다가 1시간 10분 정도 뒤에 물놀이 장소로 도착했지만, 조 양은 그 곳에 없었다.

1시간 동안 주변을 살핀 조 양의 가족은 당일 오후 1시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사진=자료사진)

 

◇경찰·군 전방위 수색…기동부대·심리분석가 전격 투입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24일 공개수사로 전환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이후 조 양의 이동경로로 추정되는 무심천 발원지부터 가덕면 생수 공장까지 1.2km 구간을 집중 수색했다.

일주일 여 수색에도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한 경찰은 실종 9일 째인 지난 달 31일 특공·기동부대를 전격 투입했다.

경찰은 또 충북대 정신의학과 교수와 언어치료 전문가, 특수학급 교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조 양의 행동 패턴과 습관 등을 전반적으로 재확인했다.

자폐 아동의 특성상 한쪽 방향으로 계속 가는 성향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검토한 뒤 수색 범위를 반경 2.5km까지 확대해 깊은 산 속까지 집중 수색했다.

조 양이 발견된 2일 오후까지 군·경·소방 합동 수색에 인력 5800여 명과 수색견 22마리 등이 동원됐다.

조은누리 양이 실종 열흘 만에 발견된 지점. (사진=청주CBS 최범규 기자)

 

◇ 軍 수색견 '달관' 풀숲에 누워있는 조은누리 발견

가족과 헤어진 뒤 산길을 헤맨 조 양은 가덕면 내암리의 접경지인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야산 정상 부근까지 올랐다.

신문리 야산 정상에서 조 양이 발견된 지점까지는 불과 100여m에 불과했다. 특히 이곳은 수풀이 우거지고 산세가 매우 험해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곳으로 전해졌다.

이 곳에 누워있는 조 양을 발견한 건 육군 32사단 소속 박상진(44) 상사와 함께 수색에 나선 수색견 '달관'이다.

달관이의 이상행동을 포착한 박 상사는 인근 수풀을 헤치며 수색을 벌인 끝에 조 양을 발견했다.

박 상사는 "조은누리 양이 맞느냐"고 물었고, 조 양은 끄덕였다. 박 상사는 산 아래 대기하고 있는 구급차까지 조 양을 업고 700여m를 내려왔다.

지난달 23일 청주에서 가족 등과 등산하러 갔다가 실종된 후 열흘 만에 기적처럼 생환한 조은누리(14)양이 2일 오후 4시 55분께 충북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지고 있다. 수색에 나섰던 군부대는 이날 오후 2시 40분께 청주시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 위쪽으로 92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조양을 발견했다. (사진=연합뉴스,)

 

◇ 건강 상태 양호…다음주 퇴원 가능

조 양의 현재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간의 탈수 증상 이외에 아직까지 특이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충북대학교병원 김존수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일 언론 브리핑에서 "조 양의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며 "양쪽 팔과 다리에 찰과상이 있지만 의식은 명료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마름이나 마른 상태로 봤을 때 10일 동안 못 먹은 것 치고는 괜찮았다"고 "혈액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바로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고, 다음 주쯤이면 퇴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청주CBS 최범규 기자)

 

◇ 수일 동안 이어진 장맛비…물 확보 용이

조 양은 주변에서 충분한 물을 확보할 수 있어 열흘 넘게 산 속을 헤매면서도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외부에서 먹은 물들이 좋은 영향을 미친 거 같다"고 말했다.

수일 동안 이어진 장맛비가 결국 조 양이 용이하게 수분을 확보할 수 있는 요인이 됐을 거란 분석이다.

특히 조 양은 경찰과 전문가의 분석대로 길을 잃고 헤매다 '한 방향'으로 산길을 계속 올랐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동안 경찰은 심리 전문가 등의 조언과 10년 전 대전에서 발생한 자폐 아동 실종 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색 범위를 확대 설정했다.

이후 자폐 아동의 특성상 한쪽 방향으로 계속 가는 성향이 있다는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깊은 산 속까지 집중 수색에 나섰다.

조은누리 양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하고 있는 조 양의 어머니. (사진=청주CBS 최범규 기자)

 

◇다시 가족 품으로…"다행이고 감사하다" 지역사회 안도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조 양의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사회가 안도하고 있다.

발견 직후 조 양의 어머니는 연신 "고맙단 말밖에 할 게 없다.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곁에 있던 가족들 역시 "'맥박이 있다'는 말과 함께 사람들이 뛰기 시작했고, 직감적으로 아이를 찾았다는 걸 알았다"며 "무사히 돌아와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조 양의 실종에 안타까움과 응원을 전하던 시민들도 SNS를 통해 발견 소식을 나누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열흘 넘게 수색에 나선 경찰과 군 장병, 소방 수색 인력에 응원의 메시지와 자원봉사자에 대한 감사 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 양의 구조 소식에 자신의 SNS를 통해 "무사히 돌아와 고맙다"며 "경찰과 소방, 군이 애써주셨고, 지역주민과 국민들이 조은누리양을 찾는데 함께 해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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